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2022년부터 발간 예정인 초등학교 검인증 과학교과서의 원고 검토를 시작하며, 초등 4학년생인 손녀의 책상에 놓인 교과서들을 살펴보던 중, 초등 교과서로 처음 접해보는 ‘서울의 생활(서울특별시교육청 편찬)’이 눈에 들어왔다. 책을 열고 내용을 살펴보니, 서울시에 사는 우리가 관심을 가질 주제들이 많이 담겨 있다.

책 표지 뒷면에는 서울특별시의 공식 상징물인 해치(해태의 다른 이름)가 손을 흔드는 모습과 함께 “어린이 여러분, 나는 서울을 상징하는 ‘해치’입니다. 우리 함께 ‘서울’에 대해 공부해볼까요?”라는 서문이 제시돼 있다. 그리고 서울의 생활 활용을 주제로 “‘서울의 생활’을 통해 우리 서울의 역사, 문화, 지리, 환경, 생활을 바르게 인식하고, 나아가 서울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갖는 자랑스러운 서울 시민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울의 휘장, 서울의 브랜드, 서울의 심벌, 서울의 꽃 개나리, 서울의 나무 은행나무, 서울의 새 까치도 그림으로 함께 제시돼 있는데, 시민들 중 이 상징물들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25개 구(區)의 명칭과 위치가 담긴 ‘서울특별시의 지도’를 시작으로, 네 단원으로 구성된 교과 내용의 주제는 1. 서울의 모습과 특성, 2. 우리가 알아보는 서울의 역사, 3. 서울의 공공 기관과 주민 참여, 4. 더불어 살아가는 서울이다. 서울의 생활을 주제별로 구체화해서 정리한 교육 내용을 보며, 초등 4학년들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시의 현황을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어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이 글에서는 교과 내용 중 네 번째 단원 ‘더불어 살아가는 서울’의 두 번째 주제인 ‘변화하는 서울’의 내용을 살펴본다. 서울 지역 확대 사진과 25개 구(區)의 인구 분포 지도로 시작하는 쪽의 첫 문장은 ‘서울은 예로부터 우리나라 중심지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도시가 발전하면서 규모도 커지고 인구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지금은 1000만명이 사는 거대한 도시가 되었습니다’로 제시돼 있다.

‘통계로 보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에는 1960년과 2018년의 통계 수치 비교(서울시통계서비스 2018년 기준)가 담겨 있다. 서울 시민들의 평균 연령은 1960년 23.9세에서 2018년 42.2세로 18.3년 높아졌고, 학급 당 초등학생 수는 105.2명에서 22.9명으로 무려 82.3명이 감소하며 교육 여건이 무척 많이 개선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시내의 도로 길이는 1,337㎞에서 8,274㎞로 6배 넘게 증가했으며, 의료기관의 수는 2078개소에서 1만 7387개소로 8배가 넘게 증가했다. 교통사고는 2396건에서 3만 8785건으로 16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제시되어 있다.

‘통계로 보는 서울의 하루(서울시통계서비스 2017년 기준)’에서 하루 지하철 이용 인구는 777만 1000명, 시내버스 이용 인구 420만명으로 나타나 있다. 하루에 출생하는 신생아 수는 179명이다. 1인당 하루 급수량은 303L로 꽤나 많은 양이다. 자동차 수는 하루에 평균 91대 증가했고, 119 구급활동은 하루 평균 1494건으로 매우 많은 비상 출동이 실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의 옛날과 오늘날’에서 광화문, 명동, 한강 그리고 주택의 옛 모습과 현재 모습을 비교해 놓은 사진을 보며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서울의 출산율 변화’에서 출산율은 1982년 2.05명에서 2018년 0.76명으로 크게 줄고, 출생아 수는 20만 3천명에서 5만 8천명으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초등학생 수도 2006년 68만 9200명에서 2017년 50만 2천명으로 줄고, 2018년에는 42만 4800명으로 크게 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의 노인 인구 변화’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가 2003년 73만명에서 2018년에는 141만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고령화 사회로 달라진 모습’에서는 노인 취업자 수가 2005년 14만 9000명에서 2010년 22만명 그리고 2018년에는 34만 3000명으로 크게 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00세 이상 인구수는 은평구가 384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용산구가 339명으로 제시되고 있다.

‘서울에 사는 외국인 수’는 1960년에는 8772명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28만 4천명으로 30배 이상 늘어났다. 국가별 등록 현황은 중국인이 19만 60명으로 67% 정도이며, 베트남 1만 6555명, 미국 9294명, 타이완 8956명, 일본 8618명 순이다.

‘편견과 차별이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장에는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장애인 인권센터 운영’ ‘다문화 학생 지원’ ‘지역 사회공부방 운영’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 등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담겨 있다.

‘서울의 미래 모습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봅시다’로 마무리되고 있는 교과 내용을 보며, 서울에서 태어나 살아온 내가 제대로 모르고 지내온 것이 많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다. 집안의 초등학생들이나 지인들과 함께 우리가 살고 있는 ‘변화하는 서울’의 미래 모습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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