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쏙쏙] 북한의 폐쇄성, 김정은 ‘건강이상說 說 說’ 부추겨… 외신의 관심도 한몫
[정치쏙쏙] 북한의 폐쇄성, 김정은 ‘건강이상說 說 說’ 부추겨… 외신의 관심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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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간부들이 수첩에 받아적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간부들이 수첩에 받아적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일 만에 공개 활동 재개

미국 CNN 보도로 일파만파

전문가 “당파성 등 복합 작용”

대북정보 역량엔 “신뢰할 만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그간 모습을 감췄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하면서 사망설까지 나돌았던 그의 ‘건강이상설’은 사실상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추측성 보도와 가짜뉴스가 난무한 가운데 국민 개개인에 일정부분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한반도 리스크가 고조되는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책임한 발언과 ‘아니면 말고’식의 보도 등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신변을 둘러싼 해프닝은 거짓 정보가 유행병처럼 확산되는 인포데믹 현상의 파급력을 단적으로 보여줬는데 그 배경 등을 짚어봤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각종 이상설(說)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일관되게 밝혀왔던 우리 정부의 상황 판단이 적중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관심이 높아진 정부의 대북정보 수집 경로와 정보력 여부도 살펴봤다.

◆김정은 건강이상설 일단락… 상당한 사회적 비용 치러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모습이 공개되자 그간에 제기됐던 ‘건강이상설’을 포함한 각종 루머는 단숨에 수그러들었다. 다만 온갖 추측성 보도가 양산되면서 우리 사회는 이미 소모적 논쟁 등으로 국민 간 갈등이 일었고, 더 나아가 한반도 안보 불안이 증폭되는 등 상당한 댓가를 치른 다음이었다.

당초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것은 지난달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줄곧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왔지만, 이번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등 갖은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다가 엿새가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CNN 방송이 ‘사안을 직접 아는’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에서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고 전하면서 건강이상설은 급속도로 퍼졌다. 게다가 중국 고위 소식통을 인용한 사망설에 이어 국내에선 99% 사망 확신 발언까지 나오면서 건강이상설은 정점을 찍었다.

청와대는 곧 “김 위원장이 지방에 머물고 있고, 아무런 특이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고, 외교부·통일부 등 관계부처 장관도 지난달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다”며 이를 뒷받침했지만 건강이상설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출처: 뉴시스)

◆각종 ‘설 설 설’ 무성한 이유는?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신병을 둘러싼 소문이 유독 끊이지 않은 등 무성한 이유는 우선 북한 사회의 폐쇄성이라는 구조적인 특수성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이다. 북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인 데다 실체적 진실을 확인할 길이 없다보니 벌어진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에도 이틀 뒤에 북한 TV가 밝히기 전까지는 국내외 어느 누구도 몰랐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신변은 북한 내의 웬만한 고위급조차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최고의 기밀 사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4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체제의 폐쇄성이 북한 내부 사정을 파악하는 데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며 “북한 당국이 매체 등을 통해서 공개하지 않는 한 사실상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사회에 대한 외신의 높은 관심과 국내 언론의 외신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맞물리면서 빚어진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통화에서 “미국 CNN 방송의 과도한 호기심은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인데도 너무 구체적인 보도를 했다”면서 “언론은 본질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북한의 특성상)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인지 저명한 매체까지 ‘카더라’ 식의 무책임한 보도를 일삼는 건 상당히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정 센터장은 “미 CNN이 보도하기 전에는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에 그렇게 심각하게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면서 “CNN이 관련 내용을 다루자 뉴스가 쏟아져 나왔는데 외신의 영향력에 대한 과대평가, 과대의존 등이 결국 혼란을 부추긴 결과가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우리 사회가 진보·보수로 나뉘면서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경향 , 즉 당파적인 성향도 북한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라며 “무책임성, 당파성, 상업성 등 이런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천지일보 강화도=신창원 기자]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등 두문불출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30일 오후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황해남도 연안군 일대 마을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천지일보 2020.4.30
[천지일보 강화도=신창원 기자]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등 두문불출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30일 오후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황해남도 연안군 일대 마을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천지일보 2020.4.30

◆정부의 대북정보 수집 경로에 관심

 최근까지 김 위원장 건강에 대한 각종 이상설(說)로 전 세계가 들썩이던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줄곧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김 위원장의 깜짝 등장으로 정부의 각종 발언이 사실로 입증되자 정부의 대북정보 수집 경로와 정보역량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보통 정부가 대북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은 북한 매체 등 공개정보, 인공위성과 정찰기 등 첨단 장비를 통한 정보(테킨트·TECHINT), 북한 내부에 대한 감청·영상 정보(시긴트·SIGINT), 북한 내 인적정보(휴민트·HUMINT) 등 크게 4가지라고 얘기할 수 있다.”

정 센터장은 본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고 “어느 하나의 정보만으로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크로스체크가 중요하다”며 “이들 모든 정보를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정보를 취합했을 때 같은 방향으로 정보가 모아진다면 신뢰성을 부여할 수 있지만, 엇갈린다면 다른 정보와 비교해 반드시 교차분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대북소식통의 전언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기 때문에 거기에만 의존해서 판단하는 건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다른 요인을 통한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정부의 정보 수집도 기본적으로 이런 수순으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정보력과 관련해선 “인공위성은 미국과 공조를 하고 있지만, 인적 네트워크 등은 많이 향상돼 있다”면서 “대북 정보에 대해서는 신뢰할 만한 수준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대북정보 수집력과 판단이 정확했다’는 게 정 센터장의 설명이다.

앞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김 위원장의 특이동향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로 한국 측은 정보역량을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천지일보 2020.4.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천지일보 20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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