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사이드] 코로나 사태 성찰… ‘나치 유대인 솎아내기’ 닮은 ‘신천지 낙인’이 남긴 것
[종교인사이드] 코로나 사태 성찰… ‘나치 유대인 솎아내기’ 닮은 ‘신천지 낙인’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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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바르샤바의 게토. 게토는 유대인을 강제 격리하기 위해 만든 유대인 거주지역이다. ⓒ천지일보
폴란드 바르샤바의 게토. 게토는 유대인을 강제 격리하기 위해 만든 유대인 거주지역이다. ⓒ천지일보

코로나 사태 진원지로 몰린 신천지

중국 우한서 발원했다는 건 무시돼

전국에서 ‘신천지 색출하기’ 열 올려

 

신천지에 청년이 몰리는 이유도 이슈

한국 정치, 언론 수준 고스란히 드러나

신천지 비방한 기성교회 실태도 드러나

 

톨스토이 ‘기독교 비판’ 때와 닮은 韓교회

“삼위일체 등 억지교리로 민중현혹 수탈”

민중의식 급속도 발전, 낙인 심판받을 것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코로나19가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6일부터 생활방역으로 전환한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시점에 우리나라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건 아무쪼록 다행스런 일이다.

지난 2월 18일 31번이 양성판정을 받고 이어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이 확인된 이후부터 한국의 코로나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유사한 경험이 없던 만큼 현장에서 일하는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문재인 정부의 운명이 코로나19 대응 결과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다.

감염원인 중국인 입국차단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원성도 컸다. 그러나 31번 이후 현재까지도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것은 코로나19의 피해자인 신천지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은 한국교회로부터 ‘이단 프레임’이 씌워진 교회다. 급성장하면서 기성교회의 눈총을 받아온 신천지는 코로나19 희생양으로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는지도 모른다.

신천지를 비난해도 편드는 사람이 별로 없고, 심지어 피해자인 신천지를 가해자로 몰아 살인죄로 고발하겠다고 나선 정치인들은 지지율이 쑥쑥 올랐다.

생활방역으로 돌아서는 시점에도 여전히 신천지는 주시의 대상이다. 특히 신천지를 한국교회에서 축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개신교 대변지들은 신천지 교회와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보도하고 있다.

◆ 코로나19보다 무서운 ‘신천지 낙인’

지난 2월 27일 전라북도청에서 도민들에게 발송한 긴급재난문자. 주위에 있는 신천지 교인을 신고해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천지일보
지난 2월 27일 전라북도청에서 도민들에게 발송한 긴급재난문자. 주위에 있는 신천지 교인을 신고해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천지일보

“직장에서 제가 신천지교인인 걸 알고 해고시켰습니다.” “음성이 나왔는데도 저만 혈액검사를 추가로 받으라고 통보받았습니다.” “아이들 긴급 돌봄서비스 대상 중에 신천지 교인 자녀는 제외라네요” “신천지 신도라는 것이 남편에게 알려져 심한 폭행을 당하고, 이혼 위기에 놓였습니다.” “코로나 음성이 나왔는데도, 사장이 그만 나가달라고 하네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안내방송으로 신천지 교인 신고를 받네요.”

코로나 사태로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자 어디 할 곳 없이 신천지 신도 색출작업이 이뤄졌다. 가정, 직장, 아파트, 상가 등은 물론 어린이집 유치원도 신천지 신도나 그 가족이면 코로나19 음성이라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발원했다는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국민 화합을 이끌어야할 정부, 언론, 정치인부터 ‘신천지 솎아내기’에 열을 올리니 국민들이 합세하는 건 당연한 분위기였다. 카페, 음식점, 교회, 공공 게시판에 ‘신천지교인 추방’ 문구가 붙는가하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신천지 신도를 색출한 경험담이 지금도 무용담처럼 돌고 있다.

신천지 신도라는 자체가 해고의 사유가 되고 차별을 받아도 되는 이유가 돼버렸다. 신천지 신도들은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인권피해 호소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과거 ‘히틀러 나치 시대의 유대인 솎아내기’를 재현한 듯한 ‘신천지 솎아내기’가 21세기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잡았지만, 자국민에 대한 인권은 놓쳤고 신천지 신도들이 받은 상처는 깊다.

◆왜 그 많은 청년들이 신천지로 갔나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많은 언론이 신천지에 청년들이 많은 것을 이채롭게 여겼다. 신천지의 수료생 비율을 보면 절반 이상이 20대 청년이다.

청년들이 신천지를 택하는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기성교회에서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요하면서 성경의 뜻 한 줄도 제대로 풀어주지 못하는 반면, 신천지의 성경교리는 체계적이고 이치적이라는 것이다. 궁금한 것을 알려주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기회를 주니 스스로 신천지를 택했다는 게 공통된 답이다.

신천지 급성장세에 위협을 느낀 기성교회들도 교인 이탈을 막기 위해 신천지 모방 성경공부, 요한계시록 강해를 시도했다. 그러나 ‘계시신학’이라는 신천지와는 차이가 커서인지 사실 교회 부흥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목회자들의 무지뿐 아니라 일반인의 10배가 넘는 목회자 범죄율, 헌금강요 등도 교인들이 기성교회에 등을 돌리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단이라 칭하는 신천지의 성장세를 막지 못한 한국교회의 속사정도 코로나19로 드러난 셈이다.

◆톨스토이 기독교 비판에 비춰본 한국교회 실태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천지일보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천지일보

오늘날 한국교회의 실태는 500여년 전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촉구하던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교회는 성경의 뜻을 아는데 무관심하고 성직자들은 타락했다. 500여년 전과 다른 점은 자국어로 된 성경이 있다는 것이지만, 가르치는 목회자도 교인들도 무지하긴 매한가지다. 단지 교인들은 신학대를 나오고 신학박사 타이틀을 가진 목회자들의 학위를 믿을 뿐이다.

종교개혁 300여년 이후에 톨스토이가 기독교를 비판한 내용을 보면, 기독교의 교리적 맹점과 성직자들의 타락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19세기 러시아 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1828~1910)가 탕자의 삶을 접고 성자의 삶으로 나아가는 데 기독교 신앙이 지주가 됐다. 그러나 신의 뜻을 알고자 당대 러시아의 신학자 마카리불가코프의 ‘정교 교리신학’을 읽으면서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교리를 발견하고 조목조목 반박한 ‘교리신학 연구’를 발간했다.

톨스토이가 가장 거칠게 비판한 대목은 ‘삼위일체론’이다. 삼위일체는 ‘성부, 성자, 성령 이 세 신이 한 몸이지만 각각 다른 위격으로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톨스토이는 “삼위일체론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론”이라면서 “성경에 출처를 둔 것이 아니라 신학자들이 나중에 정립한 것”임을 지적한다.

실제 서기 325년 니케아 공회에서 아타나시우스가 주장해 처음으로 관철시킨 교리가 삼위일체다. 이를 부정한 아리우스파가 아타나시우스파에게 패배한 결과였고, 아리우스파는 이단으로 전락했다. 이처럼 이단은 예수 출현 당시에도 예수 출현 이후에도 권력으로 결정돼왔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당시 톨스토이는 “교회가 인간의 건전한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교리를 고집하는 것은 이런 교리를 통해 민중을 현혹하고 갈취하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리고 성직자들을 향해 “주교와 대주교라 불리며 비단 옷과 비로드 옷을 입고 다이아몬드 성모상을 목에 달고 있는 사람들, 무슨 성사를 행한다는 구실 아래 민중을 속이고 수탈하는 데 골몰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정교회는 톨스토이가 제기한 의문에 답은 하지 못하고 쓴 소리를 하는 톨스토이를 파문했다.

‘절대예정론’을 주장했던 칼빈은 당시 스위스 제네바에서 종교국을 장악, 막강한 정치권력을 등에 업고 가톨릭을 능가하는 잔인한 종교재판과 마녀사냥을 자행했다. 그는 자신이 정한 교리에 동조하지 않으면 ‘이단’으로 몰아 사형시켰다. 사진은 마녀로 판명된 여인을 화형시키는 장면을 묘사한 삽화. (출처: 위키백과)
‘절대예정론’을 주장했던 칼빈은 당시 스위스 제네바에서 종교국을 장악, 막강한 정치권력을 등에 업고 가톨릭을 능가하는 잔인한 종교재판과 마녀사냥을 자행했다. 그는 자신이 정한 교리에 동조하지 않으면 ‘이단’으로 몰아 사형시켰다. 사진은 마녀로 판명된 여인을 화형시키는 장면을 묘사한 삽화. (출처: 위키백과)

◆코로나 사태 속 ‘신천지 마녀사냥’ 심판받을 것

톨스토이가 21세기에 태어나 신천지 교리를 접했다면 ‘삼위일체’에 대한 답을 정확히 들었을지 모른다. 톨스토이가 지적한 타락한 수사들의 모습 역시 오늘날 한국의 대형교회 목회자들에게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역사적으로 타락한 성직자들의 무지와 권력은 수많은 비극을 낳았다. 페스트가 창궐한 유럽에서 무려 2000만명 가까이 사망한 것도 ‘기도가 부족하다’며 교회 집회를 강요한 성직자들의 탓이 컸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민중의 의식은 최근 100여년간 급속히 발전했다. 많이 듣고 보고 배운 대중은 때론 정치인이나 언론보다 더 깊이 있게 시대를 분석하고 예견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중국 우한 코로나19’ 사태 동안 빚어진 ‘신천지 마녀사냥’은 두고두고 코로나 사태의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다. 또한 신천지에 씌워진 이단프레임을 악용해 인권탄압에 앞장선 보수 개신교인들과 개신교 대변지들의 소행도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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