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얼마 전 22세의 정신병력이 있는 젊은이에게 총격 피해를 입은 가브리엘 기퍼즈(Gabrielle Giffords)라는 미국 하원 여성의원은, 개인 총기소지에 대한 합법화를 오래전부터 지지해오던 사람이다. 이번 총격 사건을 계기로 그녀 자신과 그녀 가족이 여전히 이 법의 합법화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미국 콜로라도 주 리틀콘의 콜럼바인 고등학교와 버지니아 공대, 노던 일리노이대 총기 난사 사건 등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미국은 점점 더해가는 총기 사건에 무대책, 무방비 상태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총기 소지율은 세계 1위로, 전체 총기 소유의 1/3을 경찰이나 군대가 아닌 일반 시민이 소유하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미국 여론에서는 총기소지자유를 지지하는 쪽이 좀 더 우세하다고 보여지고 있다.
과연 이 총기 소지 자유법은 누구를 위한 것이며 그 문제점은 무엇인가?
미국의 총기 소지 자유법은 미국시민들만을 위한 보호법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총을 소지하는데 있어서 그 조건은 반드시 21세 이상 성인이어야 하고, 정신병력과 범죄기록이 없는 미국 시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1세 이하의 모든 아동 및 청소년들과 여행자들을 포함한 미국 비시민들, 그리고 그 밖의 사각지대에 있게 되는 모든 사람들은 총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어떠한 방법이 없게 된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국가에 의해 보호받게 되지 않는 이상, 어떠한 사건 사고가 발생 했을 경우 바로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연히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지킬 무기를 불법을 감행해서라도 소지하려 할 것이고, 이에 따른 또 다른 비리와 병폐가 생기는 건 시간문제이다. 그리고 만일 이러한 총기가 당신 집에 있다면, 총기 지식이 없는 아동이나, 미성년자들이 실수나 우발사고로 인한 예비범죄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도 한 문제가 될 것이다.
지금 만일 미국이 총기 규제를 한다면, 총기를 소지한 악한 무리들에 의해 무고한 일반시민들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사건 사고가 발생되는 병폐가 계속되더라도 이 법은 없어지지 않고, 아마도 계속해서 유지될 수밖에 없는 악법이 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자유에는 그 만큼의 희생과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늘 정로와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상에서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이러한 법이 진정 누구와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하는 의문과 고민이 들 때가 있다.
한편에선 미국이란 나라는 미국시민들만을 보호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를 생각해보니, 그래도 우리나라는 지나가다가 이유 없이 총 맞을 일은 드문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미국에선 지나가다 총이라도 맞게 된다면, 그저 스스로 자기 생명을 지키지 못한 딱한 사람이 되고 마는 억울함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많은 문제점을 일으키는 이 법을 계속해서 준수하고 있고, 그러 하기에 더 많은 양의 무기가 만들어지고 동시에 불법유통의 발생을 막기 힘들 것은 손금 보듯 뻔한 일이다. 미국의 총기문화는 그들을 강국으로 만들어 준 뿌리 깊은 자유개척정신의 표상이다.
우리나라에는 없었던 이 총기 문화가 미국을 강하게 하고 부하게 만들어 준, 살아 있는 문화인지를 깨달을 때, 우리는 우리나라의 역사공부와 함께 세계사와 남의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