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고 그들도 입으로 얘기하고 있다. 좀 독특하게 부르고 싶었는지 중국식 사회주의 국가라고 스스로 부르기도 한다. 왠지 사회주의라는 표현을 포기하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그들 공산당만의 압박감으로 깊이 있게 박혀 있다. 체제를 유지하고 미국패권을 뛰어넘어 중국몽 실현을 위해서도 중국식 사회주의는 절대 방기(放棄)할 수 없는 공산당원 9천만명의 대업이다.

그러나 실상은 중국을 국가 자본주의 국가라고 봐도 한치의 오판이 아니다. 행해지는 사회적 현상이나, 경제적으로 돌아가는 시장작동원리에서 보여지는 양태들을 봐도, 이것이 어디가 사회주의의 순수한 모습인가 라고 의문을 갖기에 충분하다. 첨단 자본주의 국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존재하고, 정치 얘기만 하지 않으면, 자유시장경제 체제에 일체를 맡겨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불공정한 요구가 자국 내 외국 기업들에게 적지 않게 강제된다. 기술탈취를 위해서라면, 공산당의 명령으로 정의롭지 않고, 불평등한 강압에 의한 행정 및 법 집행으로 외국 기업들에게 족쇄를 채운다. 중국측 입장에서는 기술개발을 위해 외국기업의 기술을 몰래 베껴 모방하고 새롭게 창안했다라고 물론 말하겠지만, 외국기업 입장에서는 도둑질 당했다고 충분히 얘기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 국가 자본주의는 어느 정도 경제적 성과를 거두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즉시 거만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7년까지 그렇게 볼륨이 큰 국가가 연 10% 이상 경제 성장을 이루어 내니 그럴 만도 했다. 미국이 도와줘 기술도 받고, 세계경제구조에 편입돼 비교우위에 있는 가격 경쟁력으로 부를 이루어 낸 것이다. 급기야 중국제조 2025를 내세우면서 우주항공, 반도체, 제조업, 첨단통신, 화학, 고속철도, AI, 4차산업혁명 등 모든 섹터에서 세계 최고 기술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가만히 있을 미국이 아니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집권은 마침 중국의 행동을 보고 있을 수 없게 만들었다. 미국패권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비추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미국은 영원히 중국을 중진국 함정에 집어 넣어놓고 보고 싶었던 것이다. 알려진 대로 세계은행은 중진국 함정에 빠지기 쉬운 경우를 몇 단계로 나누어 얘기했다. 첫 번째는 노동 집약적 발전단계이다. 두 번째는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아 일시적으로 생산성이 급속도로 증가한다. 세 번째 비숙련 노동 집약적 산업이 가장 발달한다. 네 번째 제조업 발달로 중진국으로 진입한다. 그러나 선진국으로부터 받은 하위기술들이 더 이상 경제 성장에 보탬이 안 된다. 다섯 번째 생산성 향상이 한계점에 도달해 더 이상 선진국을 추격하지 못하게 된다. 자본과 노동으로만 성장한 중국이다. 미국은 더 이상 네 번째, 다섯 번째 단계를 용인하지 않겠다 라는 것이다. 미국의 전략은 통할지 중국의 여우 같은 전술 전략이 보여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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