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 주유소의 모습. ⓒ천지일보DB
서울 용산구 한 주유소의 모습. ⓒ천지일보DB

저유가에 코로나19 쇼크까지

1위사 SK이노 6일 실적발표

2분기도 대규모 적자 불가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급락으로 정유사들이 역대 최악의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정유 4사의 1분기 적자가 기존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4조원에 달하는 최악의 실적 쇼크가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도 암울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손실이 1조 73억원으로 분기 기준 1976년 창사 이후 44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손실이 5632억원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국내 정유사 4곳 중 2곳 실적만 발표됐는데 이미 적자 합이 1조 5705억원에 달한다.

정유업계 1위사 SK이노베이션은 6일, 2위사인 GS칼텍스도 이달 중순 안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 적자가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GS칼텍스 역시 5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유력하다.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원유·석유 제품 재고 가치 하락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수요가 급감한 것이 적자의 주원인이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석유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가가 폭락하며 석유 제품 재고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없어 재고가 더욱 쌓여만 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에쓰오일 적자가 시장 전망치보다 2배 넘게 나오며 다른 회사들도 예상보다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라며 “1분기 적자가 4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정유4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3조 1천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분기 만에 지난해에 낸 수익을 모두 날리는 상황이 됐다. 5월부터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실행되고, 코로나19가 진정하면서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규모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수요 급감 상황을 개선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수익성과 연결되는 정제마진과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탓에, 2분기에도 정유업계의 대규모 영업적자가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신한금융투자 이진명 연구원은 “정유업계는 상반기 저유가와 석유 수요 급감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업황과 유가가 모두 바닥을 본 만큼 석유 수급 개선과 코로나19 진정에 따라 하반기에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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