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수정 기자] 황금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상가 앞을 지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황금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상가 앞을 지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

코로나19 확산세 줄자 인파 늘어나

마스크 착용 하지 않은 시민 보이기도

상인, 급격히 많아진 인파에 우려 표해

“일부 손님 마스크 안 쓰고 다녀 불안해”

“실내에 손님 밀집, 집단감염 터질까봐 걱정”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코로나19 때문에 어디 나가지도 못하다가 연휴에 이렇게 외출하니까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아요.”

황금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적막했던 시장가에는 간만에 활기를 되찾은 듯했다.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상인들은 “연휴 맞아 할인행사 들어갑니다”라고 외치며 고객 유치하기에 바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산했던 식당가는 손님들로 가득 찼다. 일부 식당은 자리가 이미 다 차서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시민들도 보였다.

수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그중 일부 시민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다녔다. 카페와 식당 내부에서도 마스크를 끼지 않고 좁은 간격으로 앉은 채 음료와 음식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시민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 외식하러 왔다는 이민지(27, 여)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외식을 한동안 못했었는데 오랜만에 가족끼리 밖으로 나왔다”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이 줄어서 이제 외출해도 큰 위험은 없을 것 같다. 간만에 맘 놓고 외출하는 것 같다”고 해맑게 웃으며 얘기했다.

맛집 투어를 왔다는 전은호(가명, 31, 남)씨는 “코로나19로 어디 나가지도 못하다가 연휴에 이렇게 외출하니까 답답했던 속이 뚫리는 것 같다”며 “이제 진짜 사람 사는 것 같다”고 답답함에서 벗어난 기쁨을 만끽했다.

연휴를 맞아 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도 보였다. 미국에서 온 크리시(34, 여)씨는 “한국에 온 지 1년 됐는데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자유롭게 다니지 못했다”며 “다행히 한국은 코로나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슬슬 내가 계획해 뒀던 여행을 다녀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황금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상가 앞을 지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황금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상가 앞을 지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

반면 상인들은 급격히 많아지는 인파에 우려를 표했다. 손님들이 많이 와서 가게 매출이 상승하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갑작스럽게 몰려든 인파로 인해 또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해 손님이 끊길까 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윤숙자(가명, 62, 여)씨는 “식당 내부가 좁아서 손님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을 수밖에 없다”며 “식당에 손소독제도 배치하고 직원들이 전부 마스크를 쓰고 일하긴 하지만 바이러스가 언제 어디서 들어올지 몰라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근심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갈치조림 식당에서 20년째 근무하고 있는 정민주(55, 여)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가 갑자기 늘어나니까 좋기도 하면서도 당황스럽다”며 “손님 중 일부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오는 경우가 있다. 마스크 안 쓰고 다니다가 괜히 (코로나 바이러스에) 옮길까 봐 무섭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제 코로나19가 잠잠해졌는데 자칫 방심해서 다시 심해지면 그땐 정말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며 “이제 가게 매출이 점차 안정되고 있는데 또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안된다”고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시장 인근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유승진(가명, 49, 남)씨는 “최근 카페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사장의 입장에서는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 좋은 일”이라면서도 ”한편으론 실내에 (손님이) 밀집돼 있다 보니 행여나 집단감염이라도 터질까 봐 걱정된다. 오는 손님을 내쫓을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얘기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5일까지는 가능한 한 모임과 행사, 여행 등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 겸 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모처럼 긴 시간 쉴 기회를 앞두고 방역당국에서 엄중한 시기고, 국민 여러분도 협조해 주셔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게 돼 저희도 어려운 점”이라고 우려를 표하며 “분명한 사실은 지금도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자칫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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