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에서 발생한 화재로 무려 38명의 근로자가 사망하고 10여명이 다쳤다. 이번 화재는 지난 2008년 40명의 사망자를 낸 이천 냉동창고 화재와 상당히 유사하다. 당시에도 소방당국은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 곳에서 용접작업을 하다가 불똥이 튀어 화재가 났다고 원인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도 똑같다. 화재가 생긴 주요인으로 우레탄폼에 발포제 등 첨가로 인한 가연성 증기 발생, 2개 이상의 동시 작업으로 점화원 제공 등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재피해 규모가 큰 이유로 우레탄폼이 많은 것을 들었다. 우레탄폼과 불이 만났을 때 유독가스가 유독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사고 발생 후 정부는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해 범정부TF팀을 꾸린다고 했다. 정세균 총리는 2008년과 유사한 사고가 난 것과 관련해 뼈저린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사태는 언제든 재발이 가능하니만큼 당연히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약속이 그다지 미덥지는 않다. 왜냐면 과거 정부도 이런 안전사고가 날 때마다 실책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유사 사고는 또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한마디로 3D업종의 근로자들이다. 위험하고 고되고 기피하는 직업이지만 묵묵히 가족을 위해 미래를 위해 일해 왔을 것이다. 그들에게 왜 5미터마다 소화기를 설치하지 않았냐고 따질 순 없다. 안전은 시설 관리자의 몫이며, 또한 그렇게 하도록 정부가 강력히 관리하고 제재해야 한다.

반복되는 안전사고는 현장 관리 감독의 소홀과 안일함에서 비롯된다. 생명이 위험한 직업일수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위험요인으로부터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원칙을 만들어 강제해야 한다. 2008년에도 나라를 발칵 뒤집은 화재사건이 아니었는가? 그간 무엇을 하다 이제 똑닮은 희생자들이 나타나자 뼈저린 반성을 하고 대비책을 마련한다는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더불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이천화재 사망자들을 진심으로 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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