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일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는 가운데 전날 물류창고를 덮친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천지일보 2020.4.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일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는 가운데 전날 물류창고를 덮친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천지일보 2020.4.30

38명 사망자 낳은 대형화재

건물 내부 가연성 소재 가득

“유증기 배출하는 환기장치 無”

“평소 안전 수칙 철저히 지켜야”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지난 29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한 물류창고에서 대형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인해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이번 경기 이천 물류창고 신축 현장 화재는 유증기와 원인 모를 불꽃이 만나 일어난 연쇄 폭발과 함께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건물 전체를 뒤덮으면서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이천 물류창고 화재가 지난 2008년 40명이 사망한 이천 냉동창고 화재와 상당히 유사해 원인이 똑같은 화재사고가 다시 되풀이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방당국은 “당시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 곳에서 화재 위험이 높은 작업을 하다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112대와 인력 410명을 투입해 화재 진압에 나선 지 약 5시간 만인 오후 6시 42분께 진화를 완료했다. 현장에서 수습된 38명의 시신은 불에 훼손돼 신원 확인이 쉽지 않은 상태였다.

앞서 이천 냉동창고 화재도 공기 단축을 위해 위험물이 상당히 많은 장소에서 전기설비공사와 가스충전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다 사고가 일어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발화 직후 폭발적으로 연소가 일어나면서 순식간에 가연성이 높은 우레탄 내장재와 샌드위치 패널 외벽이 타면서 생긴 대량의 유독가스가 건물 전체로 확산해 내부에 있던 근로자들이 탈출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일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는가운데 전날 물류창고를 덮친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천지일보 2020.4.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일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는가운데 전날 물류창고를 덮친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천지일보 2020.4.30

아울러 화재가 생긴 주요 요인으로 우레탄폼에 발포제 등 첨가로 인한 가연성 증기 발생, 2개 이상의 동시 작업으로 점화원 제공 등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공사가 이와 관련한 방지책을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했다.

실제 이날 기자가 만난 이천 물류창고 직원인 한 남성은 시공사가 안전 교육을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작업을 시켰다고 강력하게 항의하며 “소홀한 안전관리가 이런 대참사를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용접 작업 현장은 불꽃이 많이 튀기 때문에 화재가 일어날 위험이 많다”며 “안전수칙을 숙지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시공사에서) 이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번 이천 물류센터 화재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원인으로 ‘유독가스’라고 밝히며 “불이 난 건물 내부에 유증기를 배출시켜주기 위한 환기 장치들이 잘 갖춰지지 않았다. 화재가 난 건물에 우레탄폼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것과 불이 만났을 때 유독가스가 유독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물류창고 지하 2층에서 유증기가 가득 찬 상태로 폭발이 일어나 유독가스가 위로 상승해 지상에 있는 근로자들이 화재를 인지하지 못해 대피가 늦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 교수는 아울러 근로자의 부주의함이 화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안전 교육을 철저히 해 예방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용접 작업 시 소화기를 반드시 반경 5m 이내에 배치해야 되고 가연물이 전혀 없어야 하는데 그런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라며 “작업을 빨리 진행하려다 보니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평소에 작업할 때 수시로 안전교육을 해야하며 근로자들은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일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는가운데 전날 물류창고를 덮친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천지일보 2020.4.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일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는가운데 전날 물류창고를 덮친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천지일보 20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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