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당 내‧외부서 찬반 격론 거세

‘김종인 비대위’ 출범 ‘미궁 속’

당 일각서 이주영‧박찬종 등 거론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21대 총선에서 103석을 얻은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대위’를 추진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통합당은 차기 당 지도부가 이 일을 결정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지난 28일 통합당 전국위원회에서 임기 4개월짜리 ‘김종인 비대위’가 가결은 됐지만,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김 전 위원장의 집까지 찾아가 설득을 시도했지만, 확답을 듣지 못했다.

여기에 홍준표 전 대표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 당 안팎의 인사들이 비대위 문제를 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당 수습은커녕 혼란만 거듭되는 모양새다.

당내 혼란이 수습되지 않는 상황에서 심 권한대행은 30일 ‘김종인 비대위’의 최종 결정을 차기 지도부의 몫으로 넘겼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당의 진로는 새롭게 선출된 원내대표가 결정하실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던 중 잠시 복도로 나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던 중 잠시 복도로 나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심 권한대행은 “전날 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며 “당내 의견 수렴을 통해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다시 열어 깔끔하게 정리하고 차기 지도부에 넘겨주는 것이 혼란을 최소화할 방안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전국위원회 의장이 회의를 소집하기 곤란하다고 말해 추진하지 못했다”며 “매우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가 차기 지도부의 공으로 넘어갔지만, 당 내부에서 찬반 격론이 거센 사안인 만큼 출범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원투수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구원투수와 영웅이 되자”며 “‘무기한 전권 비대위’ 이야기는 이제 접고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해진 당선인은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 “전부는 아닐지라도 다수가 반대라고 봐야 한다”면서 “무조건 기한 제한 없어야 되고, 전권을 줘야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사고가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3선 윤영석 의원은 “일단 전국위원회에서 177대 80으로 (찬성이) 2배 이상 다수”라며 “결국 당원들도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필요하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면접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면접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20

여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통합당 복당을 노리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는 “대선이 2년이나 남았고 의석 100석이 넘는 제1야당이 80살 넘은 부패 노정객에게 저렇게 매달리는 것을 보면서, 이 당은 자존심도 없고 배알도 없는 허깨비 정당으로 전락한 것 아닌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5선에 성공한 정진석 의원은 “홍 전 대표가 총선 직후 자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김종인 만한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며 “그때는 김종인씨가 동화은행 비리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몰랐느냐. 이렇게 표변하고 비겁한 사람이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가 생각 없이 쏟아내는 막말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공인으로서의 최소한의 금도조차 없는 그가 우리 당의 미래가 될 수는 없다, 되어서는 안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하는 입장인 조경태 의원은 예정대로 오는 8월 전당대회 개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비대위는 3~4개월짜리 한시적인 관리형 기구로 출범해야 한다”며 “김 전 위원장이 아닌 이주영 국회부의장과 박찬종 전 의원을 추천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비대위’가 통합당 차기 지도부로 넘어감에 따라 누가 차기 지도부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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