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명성교회 부목사 등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앞에서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명성교회 부목사 등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앞에서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26

서울동남노회 최근 보고서 배포

명성교회 지난 2017년 2억원 후원

기금 상당 금액 노회 임원이 수령

“세습 관철에 영향 미쳤을까” 의혹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명성교회 세습 논란이 한창 일던 시기, 명성교회가 미자립교회 지원금으로 내놓은 기금 중 일부가 세습 옹호 측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개신교 매체에 따르면 이러한 정황은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서울동남노회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재정 지출 내역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동남노회는 지난 20일 이 같은 정황이 담긴 보고서를 냈는데, 이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보면 동남노회 임원회는 2017년 12월 재정 상황이 열악한 미자립교회 70여개를 돕겠다며 명성교회에 2억의 후원금을 요청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에 명성교회는 5일 후 노회 내 미자립교회 목회자 후원을 명목으로 ‘노회교회동반성장위원회’ 계좌에 2억원을 송금했다.

이 매체는 이 기금의 상당 금액이 당시 노회 임원진 일부에게로 흘러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당시 노회장이었던 최모목사와 서기 김모목사가 각각 300만원을 받았다. 심지어 교단 내 사법기구인 노회 재판국원 중 일부도 명성교회가 보낸 기금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과정에서 명성교회가 낸 기금이 세습을 관철하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기금을 수령한 목사 중 최 목사는 줄곧 친명성 행보를 보여왔던 인물로 지난 2017년 11월 김삼환 원로목사 취임-김하나 목사 임명 예배에서는 직접 사회까지 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음 해 2018년 3월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이 명성교회 세습에 대해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도 명성교회 기금이 세습 관철에 영향을 미쳤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동남노회도 보고서에서 “명성기금이 접수될 그 당시 상황은 명성교회 ‘목회지대물림 청빙’과 관련 명성교회가 당시 헌의위원장이던 김수원 현 노회장을 직권남용,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했고, 불법으로 선출된 명성 측 최모노회장은 비대위 목사들에 대해서 노회질서 문란혐의로 기소 의뢰하는 등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었던 때”라면서 “이 상황에서 2억의 후원 출연기금 사용 목적이 교회동반성장위원회 내부에서도 우려했듯이 ‘노회원 들을 회유하기 위한 꼼수'라는 합리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노회가 관리하던 미자립 교회는 모두 27개 교회였다. 하지만 당시 노회임원회는 미자립교회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로 막연하게 70개 교회로 말하고 개교회당 300만원씩을 후원한다는 명분으로 명성교회에 2억을 청원해 기금을 조성했다”며 “노회가 파행된 상태에서 명성 측 인사들로 구성된 구임원회가 그것도 노회파행의 핵심사유를 제공한 명성교회를 통해 기금을 조성해서 70개 교회의 목회자를 후원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삼척동자도 예상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면서 명성교회가 돈으로 세습을 관철시키려 했다는 비판은 면키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은 지난 28일 ‘돈으로 산 명성교회 불법세습, 철회하라!’는 논평을 내고 명성교회를 비판했다.

세반연은 “당시 현금으로 인출된 돈은 지출내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돈에 눈먼 자들이 명성교회 불법세습을 지지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분노했다.

또 “예장통합과 서울동남노회는 명성교회 불법세습을 통해 이익을 취한 자들을 색출하고, 부당함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그리하여 다시는 돈에 휘둘리지 않는 총회와 노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목사들은 명성교회 지원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은 아니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최모목사는 개신교 매체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 시찰장이 전화해서 지원하라고 했는데 거절했다”면서 “직후 우리 교회 전도사 출신 러시아 선교사가 금전 도움을 요청해왔고 어쩔수 없이 신청한 것이다. 전도사가 죽겠다고 해서 받은 300만원을 보내줬다. 근거 자료도 있다”고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대가성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면서 “명성교회가 순수한 차원에서 어려운 교회를 도운 것이다 반대편에서 보면 뇌물로 보일 것”이라며 “내가 알기로는 반대쪽(비대위)에서도 받은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도 “그때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300만원) 받았다. 부정한 돈도 아니고 뇌물도 아닌데 이걸 왜 (비대위가)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사람 매도한 것 매우 불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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