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진으로 인한 GPS 기준점의 위치변화. 그림 속의 원은 지진 발생 지점이며 화살표는 각각 GPS 기준점의 위치변화의 방향과 크기를 나타낸 것이다. 진원에 가까울수록 위치변화가 크며 멀어질수록 작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지난 11일 발생한 9.0 규모의 일본대지진은 한반도를 이동시킬 정도로 위력이 강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국내 GPS 관측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본 지진 발생 직후 한반도 지각이 최소 1cm에서 최대 5cm까지 동쪽으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진원지와 가까운 독도와 울릉도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영향을 많이 받았다.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독도는 5.16cm, 울릉도 4.07cm, 속초 3.4cm, 소백산 2.43cm, 보현산 2.37cm, 서울 2.11cm, 밀양 1.97cm, 대전 1.96cm, 고흥 1.33cm, 목포 1.21cm, 제주 0.89cm 순으로 많이 이동했다.

유라시아판에 위치한 한반도는 연간 2~3cm씩 동쪽으로 이동한다. 지진 한 번으로 최대 5cm까지 이동했다는 것은 일본 지진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보여주는 결과다.

일본 본토는 이번 강진에 의해 동쪽으로 약 2.4m 움직였다는 분석이 미 지질조사국에 의해 발표된 바 있으며 한국천문연구원의 예비분석결과에서도 지역에 따라 2m 내외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로 일본은 한반도로부터 동쪽으로 2m 이상 멀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진에 의한 한반도 지각변위가 일시적인 것인지 또는 지속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는 게 천문연구원 측의 입장이다.

일본에서는 지진 이후에도 규모 6.0 등 큰 규모의 여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진에 따라 동쪽으로 이동했던 지각은 서쪽이나 남쪽 등 다른 방향으로 얼마든지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박종욱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연구본부장은 “국내에서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GPS 관측을 시작한 이래 한반도 움직임을 포착한 것은 처음이다”면서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해 우리나라가 움직였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지진의 위력이 강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칠레 연안에서 규모 8.8의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진앙지 근처는 3m정도 남서쪽으로 이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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