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칼럼니스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고위험군+잠재적 위험군) 비율은 20%로 스마트폰 이용자 5명 중 1명꼴이다. 부모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거나 맞벌이 가정일 경우, 자녀가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성향이 높아 과의존 위험군이 유아·아동(만 3세~9세)은 36.9%, 청소년(만10세~19세)은 65.7%로 청소년 10명 중 7명이 해당한다. 특히 유아와 아동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으로 우려가 크다.

스마트폰 중독 문제는 스마트폰밖에 할 게 없는 사회가 가장 큰 문제다. 부모들의 어린 시절처럼 종일 밖에서 뛰어놀다 밥 시간에만 집으로 들어오던 때라면 스마트폰이 없어도 가능하다. 지금은 아이들이 집에서 온라인으로 친구와 게임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시대니 어쩔 수 없다. 부모가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아이와 같이 책을 읽거나 놀아주며 최대한 사용시간을 줄이는 게 최선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 부모가 책을 가까이하면 책을 읽고 스마트폰을 가까이하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 되는 건 분명하다.

엄마들은 “아이들의 뛰는 소리, 울음소리를 포용하지 않는 사회라 ‘맘충’ 소리 안 듣기 위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여 준다”라고 항변한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충분히 가능한데 영아 시절부터 스마트폰으로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 생긴 문제인 걸 모른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란 TV 프로그램에서 샘 해밍턴이 윌리엄과 벤틀리에게 하는 가정교육을 보면 매번 감탄한다. 샘은 일상적인 집안일을 아이들과 놀이로 소통하면서 스마트폰 없이도 아이들을 얼마든지 현명하게 키울 수 있다는 걸 보여 준다.

외식할 때 주위의 눈치를 보기 싫어 스마트폰을 쥐여 줄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 대신 식사시간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색칠공부나 책, 장난감 등으로 어릴 적부터 놀게 하면 아이들도 적응한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뛰어다니며 민폐를 끼칠까 두려워 스마트폰을 보여준다면서 스마트폰 볼륨은 식당 안에 다 들리도록 켜는 부모를 보면 이해가 안 간다.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스마트폰을 보게 했으면 이어폰을 끼고 보는 예절도 가르쳐야 한다.

부모들은 “이토록 아이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스마트폰 사용 연령을 법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말까지 한다. 대한민국에 학생 인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권위가 있는 한 불가능한 이야기다. 개인의 자유를 법으로 침해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초등학생들도 걸어 다니며 스마트폰을 놓지 않아 거북목이 우려된다. 스마트폰이 신체발달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정부가 체육수업과 사회체육을 통해 보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교사들도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들을 보면 무서울 정도라고 하소연한다. 등교 시 반납하고 하교 시 나눠 주도록 하는 교칙이 있지만 이를 어기고 작동되지 않는 스마트폰을 제출하고, 쉬는 시간, 수업시간에 사용하다 걸리는 아이들이 있다. 교칙에 따라 1주일만 압수해도 아이는 거칠게 대들고 폭력적으로 변한다. 심지어 부모까지 학교를 찾아와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니 학생과 교사 간 갈등의 주범이 된 지 오래다. 과도기적 현상이고 문제다.

90년대 컴퓨터 게임과 피시방 열풍이 불 때 아이들이 밤을 새워 피시방에서 사는 게 가장 큰 문제였고 학부모 상담의 주된 주제였다. 그 학생들이 지금 30대지만 사회는 아무런 문제 없이 돌아간다. 지금은 그 열풍을 스마트폰이 이어받았다뿐이지 세상은 또 특별히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미래사회가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시대가 됐는데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다. 스마트폰을 건전하게 어떻게 잘 사용해 나갈지를 지도하자.

태어나면서 스마트폰을 보며 자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건 올바른 교육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생길 무한한 직업을 대비하는 시대에 맞도록 교육 방향을 설정해야 옳다. IT기술의 발달에 의한 자연적인 문화 현상으로 받아들여야지 시대가 변했는데 국·영·수 과목에만 집착해서는 경쟁에서 뒤처진다. 세상은 도전과 응전으로 발전하고 변해왔다. 스마트폰은 학교 교육하고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정보와 창의성을 길러주는 매체다. 새로운 문화의 도전에 결국 적응하고 변해야 생존한다. 세상은 늘 그렇게 변해왔고 앞으로 변해갈 것이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면도 발전의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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