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모습. ⓒ천지일보DB.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모습. ⓒ천지일보DB

환율효과로 양사 매출 올라

순이익은 40% 이상 떨어져

글로벌 車수요 40% 이상↓

R&D 투자·노력 지속 방침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올해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지난해 1분기보다 9.1% 떨어진 155만대에 그쳤다. 양사는 1분기 매출에서 환율 효과로 선방했지만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수요 위축 및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을 받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유례없는 불확실성에 빠진 것이다. 이 같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은 2분기에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신차 출시, 마케팅 정책 확대 등을 통해 판매 감소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24일 기아차는 실적발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한 14조 56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4445억원)과 순이익(2660억원)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5.2%, 59.0% 감소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1분기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전이라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우호적 원-달러 환율, 국내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신차 효과, 제품 믹스 개선 등의 요인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전날(23일)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실적으로 매출 25조 3194억원, 영업이익 86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4.7%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5527억원으로 42.1% 감소했다. 현대차 역시 원화 약세의 우호적 환율 환경, 제품 믹스 개선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이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양사 모두 자동차 판매는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90만 3371대(-11.6%), 64만 8685대(-1.9%)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경우 34분기 만에 분기당 판매 대수가 10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기아차는 해외 주요 권역 중 미국을 제외한 유럽, 중국, 러시아,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양사는 2분기부터 중국,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인도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의 본격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영환경 불확실성과 자동차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은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1분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에는 글로벌 산업 수요가 25%나 줄었다”며 “2분기에는 40% 이상 출렁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기아차는 신차 중심의 판매 역량 집중,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탄력적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사적인 비용 절감과 선제적 전기차 전환,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 등의 노력은 아끼지 않고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전날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3월은 (판매가) 40% 이상 줄었다”며 “2분기에는 수요 증가가 예상됐던 중국이 연초 큰 폭으로 감소하고, 미국과 유럽, 인도도 감소세를 보이며 하락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향후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판매가 견조한 내수시장에서의 신차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운영, 신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의 공급 확대를 통해 해외시장에서의 실적 악화를 만회할 계획이다.

한편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해 현대차는 연말까지 유동성 관리가능한 수준인 11조원의 유보 현금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1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