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근 아버지가 친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잇따라 일어난 가운데 이번에는 수년간 아들을 때려 장애아로 만들고 또다시 폭력을 휘두른 아버지가 경찰에 입건됐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유모(44)씨는 2002년 아내 이모(43)씨와 이혼하면서 친권을 주장하며 아들(당시 6세)을 맡아 키우기로 했다.

몇 년간 혼자 아이를 보살피던 아버지 유씨는 2006년 초등학생인 아들이 태권도장에 갔다가 늦었다는 이유로 옷걸이로 때려 멍들게 하는 등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고 점점 삐뚤어진다'며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한 달에 10여 차례 반복되던 욕설과 폭력은 여러 해 동안 이어졌다.

2008년 2월 중순 저녁식사를 하던 유씨는 아들이 '따로 사는 어머니에게 다녀오겠다'고 하자 욕을 하며 숟가락을 집어던졌고, 이를 피하려던 유군이 넘어지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이 사고로 오른쪽 하반신 일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게 된 유군은 간질 증세도 보여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아들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아버지는 폭력을 멈추지 않았고 몇 달이 지나 뇌수술을 받은 유군이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걷기 연습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며 욕설을 퍼붓고 뺨을 때렸다.

지난해 4월에는 유군이 학원에서 늦게 돌아왔다고 욕하면서 집에서 쫓아냈고, 이 즈음부터 유군은 어머니가 맡아서 키우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아버지 유씨는 유군이 밖에서 싸우다 맞아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을 찾았는데, 전처 이씨와 양육비 문제로 다투다가 이씨의 뺨을 때리고 주먹을 휘둘렀다.

전처 이씨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유씨를 처벌해 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친아들을 키우면서 수년간 손찌검을 하고 폭행을 일삼은 혐의(폭행치상 및 가혹행위 등)로 유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아이가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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