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삼사일언(三思一言). 말하기 전에 신중하게 세 번 정도를 생각해보고, 한 번 말하라는 뜻이다. 평소에 즐겨 생각하고 힘들 때마다 되새기는 말이다. 물론 말할 때마다 지키는 것은 아니다. 그냥 감정 없이 하는 말이야 오히려 너무 길게 생각하는 것이 답답할 수 있겠지만 감정이 섞인 말을 하게 될 때에는 항상 이 말을 떠올려 보곤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먹지 말아야 할 것이 ‘나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나이를 먹어서 다른 사람의 존경을 받고, 가르침을 받고 싶어 하는 대상이 된다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주변에 계신 분들을 관찰해 보면 젊은 사람들이 따르는 어른의 특징이 있다. 

그것을 제일 간단하고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이다. 눈에 거슬리는 어른의 특징을 보면 딱 이 두 가지로 압축이 된다. 돈 쓸 때 뒤로 빠지고 잔소리에는 가장 앞장선다. 

예전에 방송하시던 분이 가끔 TV프로그램에 출연하고는 했는데 서로 자신의 방송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말이라도 경쟁적으로 하게 된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요즈음 좀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삼인 이상 모이기만 하면 그 분이 했던 말이 생각날 정도로 경쟁적으로 말을 한다.

삼사일언(三思一言), 세 번을 생각한 후에 하는 한 마디는 귀할 수밖에 없다. 말을 안 하고 있으면 무시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적이 있는데 최근에 꼭 그런 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매번 말을 안 하고 있다가 진리 같은 한 마디를 하는 사람은 무시당하지 않으며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삼사일언이 불가능한 순간이 있다. 감정적인 공격을 받았을 때이다. 필자뿐 아니라도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할 것이다. 듣기 거북한 말로 말을 걸어올 경우에는 비슷한 말로 응대하게 된다. 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니 감정적인 말을 먼저 하게 될 때에는 반드시 이 ‘삼사일언’을 떠올려야 한다. 반드시 해야 할 말인지, 지금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통과했다면 감정을 빼고 진정으로 상대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말해야 한다. 그러면 큰 문제가 없게 된다. 

감정적인 말을 거르지 않고 바로 말하게 되면 제일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감정적인 말을 들은 상대는 더 세게 대응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말의 특성 중에 하나가 더 크게 갚는다는 것이다. 그게 좋은 말이든, 안 좋은 말이든 마찬가지다. 이런 특성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이 받고 싶은 칭찬을 상대에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즈음 대화하다가 뜬금없는 칭찬을 받을 때에는 상대가 그 칭찬을 듣고 싶은 것은 아닌지 체크하게 된다. 

사실 칭찬이라 하더라도 신중하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속담에 딱 맞는 것이 바로 말이다. 칭찬이야 조금 더 받아도 크게 나쁠 일이 없지만 감정 섞인 말이 열 배가 되어서 돌아온다면 감정을 추스르기는 쉽지 않다. ‘삼사일언’은 행복을 바로 가져다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불행을 막아주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불행을 줄이는 것도 행복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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