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지난주 금요일 오후 9시 영등포 번화가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20대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가운데 서울 시내 클럽들은 즉각 운영을 재개하는 모양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이제 서서히 잠잠해지는 상황 속에서 20대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클럽, 노래방, 술집들이 코로나19의 ‘슈퍼전파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주말 도심 번화가에서는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카페에서 수다를 떠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사람은 모방의 동물이라 했는가. 친구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덩달아 착용하지 않고 시간을 보낸다. 

최근 유흥업소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 주점에서 확진자 4명이 확인됐고 경기 평택시 와인바에서도 1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3개월 넘게 온 국민이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예방활동을 위해 힘차게 달려왔지만, 코로나19가 가장 좋아하는 감염 환경을 일부 젊은이들이 만들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일부 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을 종료했으며 유흥시설 운영 중단을 자제 권고로 변경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유흥·종교시설에 대한 점검은 계속한다고 하지만 업주들과 시민들이 얼마나 자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유흥·종교·생활체육시설과 학원, PC방 등의 운영에 대해 기존의 운영중단 권고를 운영자제 권고로 조정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고 숨어 있는 상황 속에서 한번 발을 들인 젊은이들이 우후죽순처럼 클럽, 술집, 노래방, 식당, PC방 등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위생수칙을 어기고 방문한다면 집단감염과 더불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사회가 또다시 코로나19 충격에 휩싸일 수 있다.

서울시도 이달 초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중 57%가 20~30대라며 면역력만 믿지 말고 밀집장소 만남 자제를 권고했다. 클럽과 더불어 변종업소인 감성주점, 헌팅포차, 유흥칵테일바 등 감염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들은 생각 이외로 많다. 지자체와 방역 당국이 가장 면밀히 체크해야 할 대상은 해외입국자, 교회, 유흥업소, 학원 등이다. 지난주 금요일 밤 영등포 번화가 술집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20대 젊은이는 “코로나19 이제 거의 끝나지 않았나요?

주변 친구들도 마스크 착용 보기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영등포 40평대의 큰 술집에서는 커플, 친구들, 회식 등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다. 간격은 1미터 이내였고 마스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심지어 서빙을 하는 20대 남자직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손님을 맞았다. 코로나19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19일이 지난 현재 유흥업소의 집합금지 명령도 풀어졌고 술집을 포함한 일반음식점 영업은 더욱 활개를 칠 것이다. 끝날 것 같은 끝나지 않는 이 긴 싸움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남을 배려하는 젊은 층의 깨어있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방역당국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금과 같은 이런 방법이 먹혀들지 않는다면 정부는 더 강한 행정명령을 내릴지도 모른다. 최소한 5월 말까지는 유흥업소 출입을 자제하고 2미터 거리두기, 예방수칙, 마스크 착용 등 충분히 지킬 수 있는 사회적 배려를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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