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웅동학원 채용비리'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0.04.20. (출처: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웅동학원 채용비리'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0.04.20. (출처: 뉴시스)

조국 동생 조권 재판 증인 출석

“웅동학원 때문에 집안 망해”

“둘째 조권 불쌍해 미칠 지경”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씨 재판에서 어머니인 박모 웅동학원 이사장이 “학교 때문에 집이 이 모양이 됐는데 아들(조권씨) 때문이라니 속에서 천불이 난다”며 “둘째가 불쌍해 미칠 지경”이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권씨에 대한 8차 공판을 열었다. 83세의 고령의 나이에도 박 이사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아들을 방어하는 데 힘썼다.

그는 “조권이 조 전 장관 부친이 운영하는 회사에 들어간 후 돈 문제로 자주 대립하는 등 부자간 사이가 좋지 않았다”며 “큰 공사를 수주해오면 대가를 주는 것이 상식인데 아들이라는 이유로 조권에게만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남편은 자기 위신 세우느라 ‘조권이 회사를 확장하느라 부도가 났다’고 거짓말해 조국이에게도 혼도 났었다”며 “조국이는 아버지에게 ‘어떻게 동생 때문에 부도가 났다 할 수 있나’고 했었다”고 사연도 소개했다.

지난 1995년 웅동학원은 낡은 웅동중의 학교 이전 공사를 추진했고 조 전 장관 아버지가 운영했던 고려종합건설이 수주했다. 이후 조권씨 회사인 고려시티개발에 하도급을 맡겼다. 그러나 웅동학원이 제때 금액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1997년 부도가 났다.

오히려 조권씨는 직원들 인건비도 챙겨 주는 등 부도처리를 잘해 신문에 모범사례도로 보도가 됐다는 게 박 이사장 주장이다. 그런데도 혐의가 조권씨를 향하고 있으니 화가 난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나는 이 사건으로 눈도 잘 안 보이고 귀도 잘 안 들린다”며 “이 사건으로 얘(조권씨) 신세도 망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학교 때문에 집안이 이 꼴이 났는데 아들이 확장해서 부도가 났다고 하니 속에서 천불이 안 나겠냐”며 “너무 불쌍해서 미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조권씨 부부의 위장이혼 의혹에 대해서도 박 이사장은 ‘성격이나 애정 문제는 아니다’ ‘돈 때문이다’ ‘아직 정이 있다’ ‘다시 재결합시키고 싶다’ 등의 발언을 하며 선을 그었다.

채용비리 관련 조권씨가 시험지를 본인 집에서 빼낸 의혹에 대해서도 “2017년 조국이 출제한 시험지를 받아 그대로 학교에 가져갔을 뿐 조권 등에 전달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조권씨는 허위공사를 이유로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하고, 2006년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위장소송을 내 학교법인에 115억 5010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6~2017년 학교법인 산하 웅동중학교 사회 교사를 채용하면서 지원자 2명에게 1억 8000만원을 받고 시험문제와 답을 알려주고,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증거를 인멸하려 한 혐의도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