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검사 출신인 저자는 지난 1993년 <브레이크 없는 벤츠>라는 책을 출간해 검사 재직 시 느낀 비화를 유감없이 털어냈다. 책은 당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는데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는 그 책의 후속편이라고 하면 적당하겠다.

책은 한국 판검사들이 내린 판결과 결정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하면서, 전관예우나 스폰서 등 그들의 잘못된 의식구조를 파헤친다.

저자는 ‘판검사가 평소 뇌물을 얼마나 챙길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아무도 판검사의 뇌물 사건을 캐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닐까”라고 조소를 날리기도 한다.

일단, 판검사는 일반 공무원보다 월급을 훨씬 많이 받는다. 사법연수원을 갓 졸업한 20대의 판검사는 동년배의 일반 공무원에 비하면 엄청난 액수의 월급을 받는다는 것.

저자는 “판검사는 자기네가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서 마땅히 그 정도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마도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월급이 적으면 일과 뇌물을 바꿔치기하는 모양”이라고 꼬집는다.

게다가 정말 중요한 사실은 판검사들은 전관예우라는 이름의 노다지 광산을 하나씩 갖고 있다는 점이다. 판검사의 계급이 높아질수록 노다지 광산의 매장량도 비례해 많아진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특히 우리나라 검사의 권력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째는 우리나라에서 힘깨나 쓰는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뇌물, 사기, 횡령, 배임 등 갖가지 범죄행위를 수시로 저지르고 검사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잡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검사가 잡아들이기와 눈감아주기를 멋대로 하기 때문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검사의 권력이 세계 최고라는 것.

한편 이 책 4부에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과정도 상세히 수록돼 흥미를 끈다.

김용원 지음 / 서교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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