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총선 결과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총선 결과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6

손학규 “제3지대 문제는 남아”

김정화 “당 조속히 재정비할 것”

전문가 “어렵지만, 중도 정당 필요”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20석의 원내 3당이던 민생당이 4.15총선에서 완패하면서 창당 2개월 만에 존립이 위태로워졌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생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해 단 한석도 얻지 못했다.

다선의 중진 의원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는데 6선의 천정배(광주 서구을), 정치 9단 박지원(전남 목포), 17대 대선 후보 정동영(전북 전주병) 등 호남 대표 정치인들이 모두 탈락했다.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원내 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민생당이 투표용지 맨 위 칸에 오르게 되면서 총선 전 희망 섞인 관측도 나왔지만, 이 역시 현실화되지 않았다. 민생당은 의석 확보 기준치인 3%에도 못 미치는 2.71%의 초라한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도 지난 17일 해단식에서 “우리당이 존립 위기에 처했다”며 당의 어려운 처지를 인정했다. 다만 손 위원장은 “국회의원 1명 없는 정당이지만, 조직과 약간의 예산이 남은 상황에서 우리가 제3지대를 어떻게 펼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며 당 재정비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아울러 김정화 공동선대위원장이 “(4.15 총선에서) 민생당 후보들이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의 후보로 나서줘 큰 희생과 고난을 감내했다”면서 “후보자들의 깊은 뜻을 받들어 당을 조속히 재정비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실제 민생당은 5월 전당대회를 준비해 새 단장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제 원외정당으로 전락하는 등 인물과 자금 부족 등 각종 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버티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9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생당의 존립과 관련해 “상당히 어려울 것은 자명하다”면서도 “그러나 당은 없어지지 않는다. 새로운 지도부를 통해서 다시 재건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박 평론가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중도를 지향하는 국민이 있고 정치 공간이 있다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당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번 총선에서 민생당의 참패는 합당 과정에서부터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 2월 말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3당이 노선이나 정책의 동일성보다는 눈앞에 다가온 총선에서의 이해관계에 얽혀 급히 합치다 보니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창당 초부터 선거 막판까지 당내 계파 갈등과 공천 논란 등이 계속되면서, 당 안팎에선 ‘외형상으로만 하나’라는 비아냥마저 쏟아져 나왔다.

특히 비례대표 공천 파동이 가장 뼈아팠다. 손 위원장이 비례대표 2번에 배정됐다가 당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자, 최고위원회가 공관위원장 교체를 통해 비례대표 순번을 수정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당내 갈등은 정점을 찍었다.

선거운동이 제대로 될 리가 만무했다. 광주와 전남 같은 경우 선거운동 기간 시·도당 선대위 구성도 하지 못했다. 각기 후보별로 알아서 선거를 치렀을 뿐 당 차원의 지원이나 전략조차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생당은 결국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고, 선거 결과 ‘0석’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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