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한 병동으로 근무를 들어가기에 앞서 얘기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한 병동으로 근무를 들어가기에 앞서 얘기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9일 이후 확진자 지속, 36명 발생

7세 아이는 첫 확진자의 6차 감염

중대본 “사회적 거리두기 소홀결과”

[천지일보 경북=장덕수 기자] 평화롭던 마을 경상북도 예천군이 뒤숭숭하다. 지난 9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예천군 32명, 안동2명, 문경 1명 등 무려 35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확진자 중에는 지난 9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여성 가족을 비롯해 가족 단위 확진자만 6가족(14명)이나 된다. 또 고교를 갓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10대도 11명이나 되고 3살 난 유치원생과 초등생, 고령층 등 다양하다.

아울러 상당수 확진자는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미용실, 식당, 목욕탕, PC방, 당구장, 모텔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면서 다양하게 접촉해 6차 감염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경북도와 예천군은 19일 “노인회 행복 도우미로 활동하는 A(48, 여)씨가 지난 9일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곧바로 일가족이 감염되면서 열흘 동안 3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A씨는 9일 확진 판정과 동시에 아들(19)과 남편, 시어머니, 직장 동료 등 4명에게 전염시켰다. 그 다음날 10일에는 아들의 친구 3명이 확진됐고, 11일에는 A씨와 접촉한 여성, A씨 아들이 방문한 식당 종업원 여성, 아들 친구의 친구(20) 등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5일에는 예천군 예천읍에서 10여㎞ 떨어진 경북도청 새도시 공무원 아파트에서 일가족이 감염돼 이 지역이 비상이 걸렸다. 새도시에는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경북교육청 등 48개 공공기관 직원 3200여명과 가족 2만 2000여명이 상주한다.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일곱 살 어린이는 최초 감염자인 A씨의 6차 감염자로 알려졌다. 다행히 현재까지 새도시에서 추가 확진자는 없는 상태다.

◆ 늦은 진단에 최초 전파자는 오리무중

방역당국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여성이 최초 감염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역학조사과정에서 경북 예천군 첫 확진자의 A씨 아들이 지난달 25일부터 3일 간 대구와 경산에서 온 친구들과 안동에서 만났던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기 때문이다. A씨 아들은 비염 증세를 보여 지난달 27일 예천읍 한 개인 병원을 찾았던 사실도 확인됐다.

설상가상으로 확진자들이 감염된지 모른 상황에서 미용실, 식당, 목욕탕, PC방, 당구장, 모텔 등 다중이용시설을 매우 자주 이용했다는 점이 밝혀져서 감염범위 추정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예천군에서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추가 검사가 이뤄지는 인원만 100여명에 달해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상북도는 예천을 포함해 안동, 도청신도시 지역에 대해 긴급 행정명령을 발동해 PC방, 노래방, 목욕탕 등 고위험시설에 영업정지를 권고하는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도 자체적으로 26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구자숙 경북도 감염병관리팀장은 “예천군에서 감염 속도가 빠르게 번지던 중 최근 사흘 동안 확진자가 2명에 그쳐 잠시 주춤하는 듯하다. 앞으로 2∼3일 더 상황을 지켜봐야 확산 추세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월 예천군 부군수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경북도청 새도시에서 15일 이후 182건을 검사했지만 양성이 나온 사람은 없었다. 요양시설 등 일부 고위험시설은 이미 코호트 격리 중이다. 소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예천군의 상황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은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예천에서의 사례와 같이 작은 방심은 어떠한 생각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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