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실업급여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실업급여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

구직단념자 58만명 13개월來 최대치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 쇼크가 현실화한 지난달, 구직활동 계획이 없이 ‘그냥 쉬었다’고 답한 사람이 237만명에 육박하면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에 해당하는 인구는 236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6만 6000명(1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쉬었음에 해당하는 인구와 증가폭 모두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은 있으나, 병원치료, 육아, 가사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싶어서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데 실업 상태로 전락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급증한 쉬었음 인구는 상당수가 ‘잠재적 실업자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지난달 쉬었음 인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였다는 점이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41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 9000명(35.8%)이나 증가했다. 20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40만명을 넘어선 것도, 증가폭이 10만명을 넘어선 것도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 신청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수급신청자가 의자에 앉아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16만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천지일보 2020.4.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 신청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수급신청자가 의자에 앉아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16만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천지일보 2020.4.8

쉬었음 인구 증가율은 20대에 이어 40대(29.0%), 50대(16.4%), 60세 이상(11.2%) 순으로 나타났다. 통상 쉬었음 인구는 정년퇴직, 은퇴 등으로 경제활동을 마무리하는 연령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쇼크가 발생한 지난달에는 20대의 비중이 17.4%까지 커졌다.

전년과 비교했을 시 60세 이상의 비중은 42.1%에서 39.6%로 2.5%포인트 줄었지만, 20대의 비중은 15.2%에서 17.4%로 오히려 2.2%포인트 늘어났다.

지난달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최근 13개월 내 가장 많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3월 구직단념자는 1년 전보다 4만 4000명 늘어난 58만 2000명으로, 2019년 2월(58만 3000명)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단념자는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으며, 최근 1년 이내 구직활동을 한 경험도 있으나 노동시장 상황 등 비자발적 이유로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을 의미한다. 이러한 구직단념자의 증가는 취업이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 됐음을 의미한다. 구직단념자는 지난해 9월부터 2월까지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해오다 7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한편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현재의 실업 상황이 실업급여로도 커버가 안 되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1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6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1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6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그는 “취업자가 19만 5000명 감소하고 전월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70만명에 달하는 해일과 같은 고용 충격이 불어 닥쳤는데 정작 실업급여 신청자는 전월 동월 대비 3만 1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3월 취업자 수 감소가 상용직 등 양질의 일자리보다 고용 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인 임시 일용직과 자영업자 중심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고용시장의 취약한 단면이 드러났고 신속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그는 “코로나 위기로 다들 어렵지만 (임시직·일용직·영세자영업자) 분야는 최우선 지원이 절실하다”며 “지원 규모를 크게 해야 할 당위성은 충분하며 경제적 충격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에게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와 관련해서는 “이번 충격은 오래갈 것”이라며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2차 파동도 걱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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