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요지경이다. 지난달 22일 밤, JTBC는 ‘막나가 쇼’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요즘 한없이 이슈되고 있는 신천지교회를 다뤘다.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에서 ‘막나가 쇼’ 제작진이 허위내용을 방송했다며 정정보도문을 게재하고 손해배상으로 600만원을 지급하라 했으며, 양측이 이를 합의했다는 조선일보의 보도가 있었다.

내용인즉, 소위 그들만의 신천지 전문가와 피해자를 불러 신천지 만행을 파헤친다는 자리였다. 하지만 신천지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한 업체 즉, ‘신천지식품’ 업체가 마치 신천지교인들과 관련 있는 것처럼 보도됐다. 한마디로 이들은 확인도 없이 신천지교회나 업체가 어떻게 되든 말든 연관시켜 신천지 마녀사냥 분위기에 편승해 마치 술판에 고급 안주 삼기에 즐거울 따름이었다.

이름값 한다는 말처럼 막 나가는 쇼를 했으며, 진행자의 이름은 김구라라는 개그맨이며, 언론의 기본인 확인도 없이 품격도 없이 자극적인 내용 찾아 그야말로 막나갔다. 신천지에 불만 가진 자들과, 자극적인 내용과 시류에 편승한 언론이 죽이 잘 맞아 웃지 못할 해프닝을 연출해 냈으니 연출가와 작가의 능력 또한 대단하다 해야 할까.

무심코 던진 돌이지만 그 맞는 쪽은 목숨을 잃게 된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막나가는 세상이라지만, 언론이라면 최소한의 윤리의식은 남겨놔야 하지 않을까.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막나가는 언론인데도 불구하고 공정언론이라는 국민적 여론을 얻게 됐으니 국민 눈높이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눈을 가리는 재주가 남다른 것일까. 이쪽이든 저쪽이든 아무튼 대단한 능력을 가진 방송임에는 틀림 없어 보인다.

언론이 어찌해서 불만 가진 자들을 대변하는 성토장으로 변해 버렸을까. 불만과 감정의 성토장이 아닌 팩트와 객관성에 근거해 국민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저널리즘의 사명은 어디로 간 것인가.

모든 일에는 우연인 것 같지만 사실은 원인 없는 결과는 없는 법이다.

이같이 언론이 본연의 사명에서 벗어나 곁길을 걷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언론과 기자의 본질이 사라진 부패한 세상이 돼버렸다는 원론적 답변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이 괜한 말도 아닌 것 같다. 자극적인 여론몰이에 앞장서 조회 수 상승으로 돈과 명예와 권력이 되고픈 욕구에서일 게다.

오늘날 온 세상이 다 그 같은 곁길을 걷는다 할지라도 그 길을 함께 가선 안 될 대상이 있으니 바로 종교와 언론이다. 하지만 오호애재(嗚呼哀哉)라. 모두가 일반이 되고 말았으니 이를 어쩌나. 어그러진 종교의 끝자락에 나타난 군상들과 본질을 벗어난 언론의 부패와 타락의 길에서 마주한 둘은 죽이 맞아 시류에 편승해 늘 음모를 획책한다.

이쯤에서 아주 깊은 것을 짚어 볼 게 있다.

인류사에서 중대한 사실 하나를 발견한다. 인류는 ‘배반의 역사’로 점철돼왔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인류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굴곡진 역사가 한눈에 들어올 것이고, 그것은 곧 시대마다 배반 사건의 연속이었음을 말해준다. ‘적반하장(賊反荷杖)’과 ‘주객전도(主客顚倒)’와 같은 말이 이유 없이 생긴 게 아니다. 실제 이러한 역사는 이 땅의 역사 이전에 저 하늘 영계에서 먼저 발생했음을 만인이 즐겨 보는 성경이 이미 증명해줬다. 바로 천사장 ‘루시엘(계명성)’의 반역사건이다. 종교가 그러하듯, 또 신접이라는 말이 있듯이, 나아가 신의 지배를 받는 인류 역시 지나온 모든 사연 속엔 바로 이 같은 배반과 배도의 신(神, 靈)이 주관해왔음을 확연히 알 수 있다.

가까운 우리 역사에도 배반의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일제 식민치하에서도 동족에 핍박과 고통을 안겨준 장본인은 일본인들이기 전에 완장 찬 일본의 앞잡이, 곧 우리 백성이었다. 이들은 친일세력과는 다른 차원의 배반자들이니, 주변과 조직과 사회와 나라에 불만을 품은 자들이었다. 뿐만이 아니다. 6.25 동족상잔의 참극을 들여다봐도 어김없이 동족 학살의 주범은 제도와 사회와 나라에 불만을 가진 완장 찬 앞잡이들이었다.

신천지 고위 간부 출신이다 뭐다 뭐다 하며 자신의 출교됨을 합리화시켜보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왜 이런 얘기를 할까. 금번 코로나19사태로 희생의 양이 된 신천지예수교회가 있다. 이제 신천지는 대한민국을 넘어 온 세계가 주목하게 됐다. 누가 또는 그 어떤 집단성을 가진 조직이라도 겪을 수밖에 없었던 감염사태를 신천지가 먼저 겪음으로 마치 질병 감염의 주범인양 인식된 데는 분명 공로자들이 있기 때문이며 나아가 장단 맞춘 언론이 있으며 밀어주는 권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자 확인도 없이 신천지에서 쫓겨난 자들의 일방적 주장만을 받아쓰고 보도하는 언론의 분별없는 행태는 영원히 기억될 흑역사로 남게 될 것 같다. 사실이 아닌 불만과 성토를 공영방송과 언론은 거침없이 다뤄왔다. 왜 사실을 확인하는데 그렇게 어려운가. 어려운 게 아니라 아마도 그렇게 몰아가고 싶었던 것일 게다. 그래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소릴 듣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 대한민국 언론과 여론몰이와 그 모리배들에 의해 자행되는 참극이다.

하지만 ‘인과응보(因果應報)’라 했고,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 했기에, 또 ‘척확지굴 이구신야(尺蠖之屈 以求信也)’라 했기에 그들은 이 순간도 참고 또 참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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