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수정 기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다수의 시민이 모여 주말을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8 ⓒ천지일보 2020.4.18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다수의 시민이 모여 주말을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8 ⓒ천지일보 2020.4.18

대다수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하지 않아

거리두기 철저히 지키는 시민 보이기도

“빨리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났으면 해”

“야외에서까지 거리두기 지켜야 하나”

“선거·황금연휴 있어 해제하기엔 일러”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당연히 해야”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정부가 오는 19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 유지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하기로 한 가운데 주말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의 의견은 찬반이 나뉘었다. 

앞서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계속 감소 추세이지만 자칫 방심하다가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어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준수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렇다면 실제 일상생활에서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얼마나 잘 지키고 있을까. 18일 기자가 찾아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주말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달라는 정부의 호소에도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한강공원 도로변에는 ‘사회적 거리 2m는 유지되어야 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밀접한 거리에서 서로 마주 보며 음식을 먹거나 얘기를 나눴다.

어린아이와 함께 외출한 가족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일부는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산책을 하거나 함께 도시락을 나눠 먹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나온 이유에 대해 대다수 시민은 “실내에만 있기에 답답해서” “잠깐 밖에서 바람쐬는 것 정도는 괜찮은 것 같아서” “사람들이 대부분 밖에 나가는 것 같아서 따라 나왔다” 등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모든 시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중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끼고 일정 거리를 둔 채 얘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자전거 타기와 테니스 등 스포츠 활동을 즐기러 온 시민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2m여 이상 거리를 뒀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마스크를 낀 시민들이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자전거를 끌고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8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마스크를 낀 시민들이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자전거를 끌고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8

일부 시민은 돗자리 사이에 1m이상 간격을 유지하고 담요로 칸막이를 만드는 등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려고 하는 모습도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피크닉을 왔다는 한서윤(27, 여)씨는 “확진자 수도 점점 줄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도 얼마 앞두고 있지 않아 친구들과 함께 공원에 놀러 왔다”며 “오랫만에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어서 좋다. 빨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해맑게 웃으며 얘기했다.

2살 딸 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왔다는 박수희(33, 여)씨는 “한동안 코로나19가 국내에 극성을 부려서 아이 데리고 밖에 도저히 나갈 수 없었다”며 “이제 국내에서도 점차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고 있는 것 같아 아이랑 함께 바람도 쐴 겸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내일 연장될지 결정 난다고 하는데 빨리 해제돼서 이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자친구와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이수호(가명, 25, 남)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여자친구랑 실내에서만 데이트를 하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오랜만에 밖으로 나왔다”며 “마스크만 잘 착용하고 다니면 감염되지 않을 것 같다. 굳이 야외에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나 싶다”고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더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러 왔다는 강민철(40, 남)씨는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는 것은 아직 좀 이른 것 같다”고 우려하며 “지금 자전거 타러 나온 것도 마스크 끼고 사람 간 거리를 철저히 유지한 채 타는 것”이라고 했다.

강씨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를 신중히 고민하고 결정하기를 원한다고 밝히며 “얼마 전 선거도 있었고 곧 있을 연휴기간 까지 고려하면 이 시기에(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주변 지인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있어 거리두기에 더욱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는 한수민(가명, 37, 여)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제 지인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사람이 밀집된 곳에 갔다가 감염됐다. 실·내외 상관없이 국민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4.15 총선 당시 코로나19가 전파됐을 가능성에 대해 1~2주 정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약 2주 정도 진행됐던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거리 유세 등 집회 영향을 면밀하게 살피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1~2주의 관찰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끼지 않고 얘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8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끼지 않고 얘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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