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자 도쿄 등 기존 7곳에 내렸던 긴급사태 선언 지역을 일본 전역으로 확대했다. (출처: 뉴시스)
17일 일본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자 도쿄 등 기존 7곳에 내렸던 긴급사태 선언 지역을 일본 전역으로 확대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8일(일본시간) 오전 11시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주말 사이 1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의 확진자수는 지난 7일 이후 9일 만에 2배로 늘면서 1만명대를 넘어설 예정이며, 17일 하루 동안 일본 전역에서 574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CNN에 따르면 일본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1일 719명을 기록하는 등 나흘 연속 최다치를 경신했다.

일본 도쿄올림픽 올해 개최를 성사시키기 위해 코로나19 진단테스트를 조기에 실시하지 않았던 아베 정부는 올림픽이 연기되자, 4월 들어 부랴부랴 증상자를 대상으로 진단을 확대했으며감염병 전문가들은 일본이 ‘골든방역타임’을 놓쳤다고 비판했다.

18일(현지시간) CNN은 일본의 의료 시스템이 다음에 일어날 일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일본 의료진이 상당한 공포감을 갖고 확진자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사이타마현 병원의 수석 간호사인 아아코 카지와라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환자실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하며 중환자실에서 직접 목격한 상황을 전했다.

카지와라 수석간호사는 “지난 몇 주 동안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정부가 위험성 공지를 하지 않고 ‘쉬쉬’하며 시간을 끌었다. 심각한 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들이 많으며 마스크, 방호복, 안면 가리개, 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한 듯,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으로 긴급사태가 전국으로 확대된 가운데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아베 총리는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분에게 다시 부탁드린다. 제발 외출을 자제해달라. 가능한 한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달라”며 “그것이 의료현장을 지키고 많은 생명을 지키는 것이 된다. 나아가 여러분이나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일본 감염병 전문가들은 일본이 이달 사회적 거리두기, 예방수치 강조 등 강력한 방역시스템을 추구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일본에서 40만 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지와라 수석간호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의료진이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병원에도 감염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도에 따르면 4월 12일 도쿄 나가노 병동에 있는 의사, 간호사, 입원 환자들 사이에서 87명의 새로운 확진자가 발생했다. 더 많은 지역 사회 병동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런던 킹스칼리지 건강연구소 켄지 시부야 소장은 “일본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진단 테스트 부족으로 인해 지역 사회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며 “병원 직원도 무증상 환자 등 환자의 감염 상태를 모르기 때문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요코하마에서 구급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쇼 하야카와는 CNN에 “최근 몇 주 동안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며 “아버지가 이런 나의 모습을 보며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스스로도 예방수칙을 잘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마취과 의사인 미오 신 박사는 “의료진 부족으로 많은 의사들이 병원을 옮겨 다니며 코로나19 확진자들을 접촉하고 무증상 감염자를 마주하고 있다”며 “과도하게 늘어난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다른 병원에서 교대 근무를 하면서 무방비 상태로 감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도쿄도 의료협회는 최대 20개의 새로운 코로나19 테스트 장소가 필요하다고 일본 방역당국에 요청했다.

감염병 전문가 에이지 쿠스미 박사는 “경증 증상이 있는 사람들도 검사를 받아야 하며 이달을 넘기지 말고 확진자 추이를 면밀히 체크하고 동선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일본 정치인들이 올해 초 시민들에게 너무 많은 희망을 줬다며 5월 6일까지 사회적거리두기를 시행하며 견뎌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일본 정부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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