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청 전경. (제공: 완주군) ⓒ천지일보 2020.4.17
완주군청 전경. (제공: 완주군) ⓒ천지일보 2020.4.17

포항까지 구급차로 원정

감염병 전파 우려 차단

[천지일보 완주=신정미 기자] 한국에 있는 딸을 만나러 왔다가 KTX 열차를 잘못 탄 해외 입국자가 완주군보건소의 신속한 ‘원정 대응’으로 임시생활시설에 무사히 격리됐다.

17일 완주군에 따르면 베트남 출신의 60대 중반 A씨는 완주군 상관면에 있는 딸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16일 한국에 입국했다. 딸이 적어준 쪽지와 공항 안내가 있었지만 한국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그는 열차를 잘못 타는 바람에 이날 오후 4시께 KTX 포항역에 하차하고 말았다.

당황한 그를 발견한 포항시보건소 직원이 완주군보건소로 연락했고 근무 중인 이재연 완주군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장은 즉시 직원과 함께 구급차를 직접 운행해 포항으로 향했다.

이재연 팀장은 “해외 입국자는 전원 진단검사와 자가 격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빨리 모셔 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께 KTX 포항역에 도착한 이 팀장은 KTX 포항역사의 외국인대기소에 있는 A씨를 격벽 구급차에 태우고 밤 11시께 남원시에 있는 격리시설인 전북공무원교육원에 인계할 수 있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감염병 전파 우려를 없애기 위해 일반인의 교통과 분리해 해외 입국자에게 자차나 전용 택시, 전용 공항버스, 전세버스 등의 교통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격벽 구급차를 이용한 완주군보건소의 선제적인 조치가 없었다면 A씨의 격리 조치는 늦어질 수밖에 없었고 자칫 방역망에 구멍이 뚫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군 보건소의 신속한 초기 대응 덕분에 A씨는 무사히 안전한 곳에 격리됐고 감염병 전파 우려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주말도 없이 격무를 이어온 완주군보건소 직원들은 “시설격리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되면 보건소에서 자각격리증명서와 위생키트를 전달하고 자가 격리하는 등 완벽한 방역 절차를 잊지 않고 있다”며 “다행히 A씨도 안심하고 협조해줘 피곤함이 싹 풀렸다”고 말했다.

한편 완주군보건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선별진료소 24시간 확대 운영(1월 22일), 코로나19 대응 전담조직 전환(2월 1일)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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