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최유라 기자] 국내 보수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대표회장’ 자리를 놓고 길자연 목사 측과 이광선 목사 측으로 갈라졌다.

특히 이 목사의 대범한 금권선거 양심선언은 양측 간 대립을 격앙시키는 데 한몫했다. 또 최근 길 목사의 참모역할을 한 최요한 목사마저 길 목사의 금권선거 비리를 폭로해 교계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기자는 지난 10일 한국교회와한기총개혁을위한범대책위원회(범대위)가 주최한 ‘한국교회와 한기총의 공의·개혁·갱신을 위한 특별기도회’에 참석했다.

이번 기도회는 기존 한국교회와한기총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조직돼 범대위로 새롭게 개편됐음을 알리는 날이기도 했다.

지난 9일 범대위 고문들은 교단 증경총회장들과 개신교단체장들로 구성됐고 이광선 목사는 범대위 공동대표회장을 맡았다. 이는 이 목사가 범대위와 서로 손을 잡았음을 공공연히 드러낸 셈이다.

특히 이번 최 목사의 양심선언은 금권선거 의혹으로 불거진 길 목사를 직접적으로 폭로했고, 길 목사가 CTS(기독교 TV) 5억 횡령 비리마저 숨기고 있다고 발표해 국내 최대 기독교 TV인 CTS 회장 비리 의혹도 추가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길 목사가 CTS 회장을 한기총 방송통신특별위원장으로 세워 일각에서는 ‘언론의 공정성을 잃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목회자의 양심선언과 평신도의 개혁의 외침은, 이제 ‘돈’으로 ‘비리’를 숨기고 ‘신앙심’으로 포장되는 시대가 끝났음을 시사한다. 또한 교계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의 목사라면 하나님 법인 ‘성경’ 안에서 스스로 불법을 가릴 수 있는 지각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오는 18일 범대위는 길 목사에 대한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올려 1차 심문을 받는다. 양 목사 간 불법여부를 사회법으로 가려야 하는 현실이 오늘날 교계 현실을 분명히 대변해 주고 있다.

같은 성경을 놓고 같은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서로 대립하는 모습은 성경 어디를 찾아도 없다. 교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자신들이 외쳤던 ‘말씀의 능력’의 실체를 보여줄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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