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개종’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우리사회에 이슈화 된 것은 2008년 진용식 목사가 ‘개종을 목적으로 정백향씨를 정신병원에 감금한 사건’으로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으면서부터다.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으로 이단상담소장을 맡고 있었던 진 목사는 정씨의 종교를 포함해 기성교회에서 소위 ‘이단’으로 규정된 곳에 출석하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강제개종을 진행했고, 이후 강제개종 사례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초기 목사들이 직접 나서서 강제개종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그 수법이 달라졌다. 먼저 강제개종 목사들은 표적이 되는 신도의 가족에게 먼저 신도가 다니는 교단에 대한 비방으로 공포감과 불안감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들은 사랑하는 자녀나 아내, 부모가 이단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납치‧감금‧폭력 등 불법 행위로 점철된 개종 프로그램은 가족을 살리기 위한 ‘지푸라기’가 된다. 이같은 이간질에 21세기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는 대한민국에서 강제개종은 아직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본지는 강제개종으로 인해 인권이 침해되고 억압을 받으면서도 하소연 할 곳조차 없는 피해자들의 눈물 섞인 호소를 연재하고자 한다.

 

감금된 집에서 탈출했지만… 경찰, 가족·종교문제 치부 외면

정신병원 감금시도, 수도권 병원선 ‘불법’이라며 거부… 지방으로

81일간의 감금 후 구제… “1인 시위 나섰던 부모 뒤늦게 후회”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완강하게 거부하는 피해자들은 심한 경우 정신병원에 감금되기도 한다. 아무 이상이 없는 이에게 약을 먹여 오히려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사례도 있다.

올해 25살이 된 대학생 한지연(가명)씨 사례다. 한씨는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거부하면서 탈출했다가 가족들에게 붙들려 무려 81일간이나 정신병원에 갇혀있었다. 그 배후엔 이단상담소가 있었다. 한씨는 자신이 정신병원에서 구제청구서를 써서 퇴원하자, 부모님은 이단상담소의 지시에 따라 1인 시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의 부모는 아무 문제가 없는 자녀를 정신병원에 가둔 것을 뒤늦게 후회했다. 다음은 한씨의 호소문이다.

저는 서울에 거주하는 25살 대학생이며, 81일간 정신병원에 감금됐었습니다.

ⓒ천지일보 2020.4.17
ⓒ천지일보 2020.4.17

최근 코로나 사태로 많은 신천지교회 성도님들도 감염이 되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인데 오히려 저희를 병균 보듯 가해자 취급하는 분위기가 안타까워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특히 방송에서 신천지교회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덮어씌우고 있는데 정말 누가 진짜 불법적인 일을 하는 단체이며, 이렇게 악의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로 인해 얼마나 큰 피해를 보았는지 알리고자 합니다.

저는 서울에 거주하는 25살 대학생으로 2017년 2월 5일에서 4월 26일까지 81일간 경상북도에 있는 A병원(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됐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2017년 2월 2일에 제가 신천지에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약 3일간 집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이단상담소에 연락해 예약 날짜를 잡고, 이미 거짓 보도라고 드러난 pd수첩이나 신빠사(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와 같이 신천지교회에 대해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프로그램들을 강제로 보게 했습니다.

너무나 괴로운 시간을 보내다 2월 5일 집에서 탈출하게 됐고, 이웃의 신고로 근처 파출소로 가게 됐습니다. 그러나 경찰관들은 가족문제, 종교문제라는 이유로 저를 보호해주기는커녕 저를 정신병원에 보내기로 가족과 합의했습니다.

경찰은 전화를 요구하는 저를 공무집행방해죄를 운운하며 강제로 내쫓았고, 경찰서에 나가자마자 응급차에 강제로 태워져 도봉구에 있는 B병원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의사는 제가 입원하게 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나 가족과 친척들은 계속 저를 강제입원시켜주기를 부탁했고, 의사는 지방에는 불법으로도 입원이 가능한 곳이 있다며 당일에 바로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을 소개해줬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바로 A병원으로 이송돼 어떠한 검사도 없이 상담만으로 강제입원이 됐습니다.

이후 총 81일간 그 병원에 불법 강제입원이 돼 있었습니다. 병명은 종교망상이라 하였으나 근거도 없었고, 약물도 근거 없이 처방해 하루에 2번씩 정해진 시간에 의무적으로 먹게 했습니다. 약으로 인해 며칠 동안 몸이 뒤틀리고, 발작이 일어나는 등의 부작용을 겪게 돼 같이 있던 환자들이 저를 걱정할 정도였지만 정작 병원 종사자들은 아무 일 아닌 양 무시했고, 증세가 심해지고 나서야 약 부작용임을 알고 약을 바꿔 줄 뿐이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허용된 전화통화를 저만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시켰고, 하루 종일 cctv로 감시하며 밖에 나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 많은 환자와 무분별하게 섞여 생활했었는데 정신병동의 모습들이 저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강제입원을 시키고도 제 가족은 꾸준히 구리 이단상담소와 상담을 하며 2주에 한 번씩 저를 찾아와 폭언하며 정신병자 취급을 했습니다.

기약 없이 갇혀있으면서도 나갈 방법을 간절히 찾았고 주치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구제청구서를 제출함으로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나중에 병원에 찾아가 주치의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다시 확인해봤습니다. 주치의는 여전히 병명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말하지 못했고 가족을 돕고 싶은 마음이었다고만 했습니다.

이보다 더한 상처는 또 있었습니다. 제가 병원에서 나온 이후 국가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을 때 저희 부모님이 신천지의 여러 교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도록 구리이단상담소가 뒤에서 사주했던 것입니다.

끔찍한 기억으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저는 다시 가족과 살게 되었고 부모님께서도 이제는 구리이단상담소의 만행을 인정하시며 제게 여러 차례 사과도 하셨습니다.

저희 부모님 또한 이단상담소의 신천지를 향한 악의적이고 근거 없는 비방에 속아 자녀를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켜야 했던 피해자이십니다. 저와 가족의 상처는 너무나 깊이 남아 있으며, 불안증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약물치료를 받는 중입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아프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마음 모아 코로나19 종식에 힘써야 하는 이 때에 오히려 신천지를 이용하여 돈벌이 및 자기 이익을 취하는 자는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비방과 프레임 씌우기와 같은 행위들은 결코 이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없고, 그저 국민을 서로 싸우게 할 뿐입니다.

긴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반드시 근거 없이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개종목사들의 행위가 법적으로 처벌받아 더 이상 저와 같은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기를, 이 코로나 질병 사태도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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