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자유통일당 고영일 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김문수TV 캡처)
기독자유통일당 고영일 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김문수TV 캡처)

총선 정당 득표율 역대 최저… 1.83%에 그쳐

지역구 후보 10명 전원 탈락… “거짓선동이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주축으로 그의 지지자들이 함께 만든 ‘기독 정당’인 기독자유통일당은 이번에도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이번 4.15총선에서 기독자유통일당의 득표율은 역대 최소인 1.83%(51만 3159표)에 그쳤다. 정당득표율 3%를 넘는 정당은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기독자유통일당의 경우 비례대표 후보를 내기 위한 3%에 턱없이 모자라는 득표율이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앞서 지난 2016년 총선에서 3%에 가까운 2.64%(62만 6000표)의 득표율을 얻었던 경험으로 이번 총선 국회 진출 가능성에 대해 기대해왔다.

더욱이 전 목사가 지난해 6월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면서 결집시킨 광화문 극우·보수층의 영향도 이번 선거에 어느 정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 자신감 있는 모습이었다.

기독자유통일당 김문수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기독자유통일당의 국회진출을 자신한다”며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득표율 추이가 가파른 상승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튜브 ‘청교도 복음채널’에 올라온 기독자유통일당의 홍보영상. 공산주의·사회주의를 비판하고 예수한국·복음통일을 목표로 기독교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출처: 청교도 복음채널 캡처)
유튜브 ‘청교도 복음채널’에 올라온 기독자유통일당의 홍보영상. 공산주의·사회주의를 비판하고 예수한국·복음통일을 목표로 기독교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출처: 청교도 복음채널 캡처)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득표율은 직전 총선에 비해 0.8% 낮아졌고, 지역구에도 10명의 후보(3명 중도 하차)를 냈지만 단 한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기독자유통일당이 이같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것과 관련해 일각에선 전광훈 목사의 부재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독자유통일당의 상징과도 같았던 전 목사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 영향력이 아무래도 적어졌다는 견해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총선 다음날인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총선에서 기독 정당의 원내 진입을 목표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기독자유통일당 고영일 대표는 “모든 힘을 쏟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국회의원 당선을 위한 3% 득표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기대와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하지만 기독자유통일당이 광화문 투쟁과 태극기 정신을 담아낸 진짜 우파 정당임을 국민들께서 인정해 주셨다. 그것만으로도 우리 당에 충분한 희망이 됐다”며 “기독자유통일당은 오늘의 시련에 굴하지 않고 힘을 모아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전광훈 총괄대표. ⓒ천지일보 DB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전광훈 총괄대표. ⓒ천지일보 DB

그러나 일각에선 기독 정당의 원내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정교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기독 정당으로 국회에 들어가겠다는 것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개신교인 1000명과 비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기독교를 표방하는 정당을 창당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개신교인 79.5%가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기독 정당의 득표율이 그간 3%를 넘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도 이를 방증한다. 그간 득표율을 보면 ▲2004년 한국기독당 1.07%(22만 8837표) ▲2008년 기독사랑실천당 2.59%(44만 3775표) ▲2012년 기독자유민주당 1.2%(25만 7190표) ▲한국기독당 0.25%(5만 4332표) ▲2016년 기독자유당 2.63%(62만 6853표) ▲기독당 0.54%(12만 9998표)를 얻었다.

한편 전 목사는 16일 오전 ‘다시 시작’이라는 제목의 옥중서신을 통해 “금번 선거를 보면 선거의 본질인 사실과 진실을 따르기 보다는 정치가들의 거짓선동에 휩쓸려 진 것으로 보여진다”며 “우리 종교인들은 정치가들이 국민들을 속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사명이다. 기독교 대표인 저나 불교 대표인 웅천스님이나 천주교 대표인 이계성 대표님과 함께 광화문 광장에 모여 국민혁명을 진행해왔던 것은 정치가들의 국민을 향한 거짓 선동으로부터 구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국민들은 자기 수준에 따라 선거했으므로 이제 그 결과를 예상해보면 좌파 정치인들은 사회주의 개헌을 시도할 것이고 우파 정치인들은 내각제 개헌을 시도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반드시 망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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