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압승에 차기 대권 지형 요동
오세훈 전 시장 정치공백 불가피
‘지역주의 타파’ 김부겸도 패배
이광재·김두관은 대권 경쟁 합류
홍준표·김태호도 극적으로 생환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여야 잠룡들이 4.15총선의 성적표에 따라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여당이 압승을 거두고 야당이 패한 가운데 향후 대권 가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는 반면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도 있어서다.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종로에서 승리를 거머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이른바 ‘이낙연 대세론’을 입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1위를 기록했던 이 전 총리는 종로 승리를 통해 대권 가도에 순풍이 부는 기류다.
당초 이 전 총리는 여의도로 복귀할 당시만 하더라도 당내 세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총선 기간 민주당 후보 20명 이상의 후원회장을 맡고, 전국적인 지원 유세를 하면서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능력을 검증받은 이 전 총리는 향후 당 대표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는 향후 대권 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4.15총선에서 여당에 패하고 종로에서도 이 전 총리에게 무릎을 꿇은 황 전 대표는 내상을 크게 입었다. 총선 기간 ‘심판론’을 내세웠지만, 대안정당으로 인정받지 못한 통합당은 지도부 사퇴론이 비등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광진을에 도전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9년간의 정치 공백을 메우고 차기 대권 주자로 가는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했지만, 정치 신인에게 패했다. 오 전 시장은 또다시 혹독한 정치 공백기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험지인 대구 수성갑에서 재선에 도전한 민주당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역주의를 타파한 통합형 정치인으로 선택받고자 했지만,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다만 그는 “지역주의 극복과 통합의 정치를 향한 제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산진갑에 도전했던 김영춘 후보 역시 낙선했다.
반면 친노 핵심인사인 민주당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강원도 원주갑에서 승리해 9년 만에 정계에 복귀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양산을에서 승리를 거머쥔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이 전 지시와 함께 향후 대권 경쟁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한 무소속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도전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극적으로 생환하면서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거대 양당 구조 타파를 외쳤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기대에 못 미친 정당 득표로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