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남승우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환호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같은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5
[천지일보=박준성·남승우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환호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같은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5

87년 민주화 이후 전례 없어

민주·시민, 국회 5분의 3 차지

선진화법, 사실상 의미 없어져

통합당 의석 ‘개헌저지’ 턱걸이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제 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두며 국회 전체의석 300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의 ‘공룡여당’이 탄생했다.

전국 개표율 99.9%를 기록한 16일 오전 8시 55분 기준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시민당)이 단독으로 국회 180석의 의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개헌저지선인 100석보다 3석 많은 10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역구 투표만 살펴보면 민주당 163석, 미래통합당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 등이다.

비례대표의 경우 오전 6시 30분 기준 개표율 92.66%를 보인 가운데 미래한국당 34.18%, 시민당33.21%, 정의당 9.54%, 국민의당 6.71%, 열린민주당 5.32% 등을 기록했다. 이를 의석수로 환산하면 미래한국당 19석, 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으로 예상된다.

국회 5분의 3인 180석을 확보하면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해진다. 사실상 개정 국회법인 선진화법을 무력화하는 셈이다.

단일 정당 기준으로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넘는 ‘공룡정당’의 탄생은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전례 없는 일이다. 이에 따라 여당은 개헌을 제외한 입법 활동에서 대부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소유했다.

이런 결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선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민주당의 호소가 민심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총선이 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고, 문재인 정부 집권 중반기에 들어 21대 국회의 상황은 20대와는 질적으로 다른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개헌을 제외하고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부여받은 여당이 문재인 정부의 주요 입법과제인 사법개혁 등에서 추가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다면, 집권 중반을 넘겨 개혁 추진 동력을 잃었던 그간 사례들과는 달리 개혁과제 추진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텃밭’인 강남벨트 등 수도권 일부에서만 승리를 거두고 영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참패의 쓴맛을 본 통합당은 황교안 대표의 사퇴와 함께 비대위 구성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후폭풍에 휩싸인 상태다.

정의당이 일부 의석을 확보하긴 했으나 사실상 민주당과 통합당 ‘양당 체제’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여대야소’의 21대 국회가 만들어졌고, 양당 체제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며 전체적인 입법부의 지형 변화를 예고한다.

주요 접전지 중에선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종로에서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통합당 황교안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 동작을의 경우 민주당 이수진 후보가 통합당 나경원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광진을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고민정 후보가 통합당의 ‘잠룡’ 오세훈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으며, 이른바 ‘조국대전’으로 주목을 받은 경기 남양주병에선 민주당 김용민 후보가 통합당 주광덕 의원을 상대로 승리했다.

선거 막판에 ‘성 비하 팟캐스트’ 논란에 올랐던 경기 안산 단원을 민주당 김남국 후보도 통합당 박순자 의원을 이기고 당선됐다. 경기 안양 동안을에선 민주당 이재정 후보가 통합당 원내대표인 심재철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경남 양산을에선 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통합당 나동연 후보에 미세한 격차로 승리했고, 부산진갑에선 통합당 서병수 후보가 민주당 김영춘 후보를 누르고 당선에 성공했다. 강원 원주갑에선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당선됐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경기 고양갑에서 정의당 지역구 후보로는 유일하게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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