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1시 50분 기준 개표율 86.4% 총선 득표 지도. 호남과 영남간 색 차이가 확연하다. (출처: 네이버 캡처)
16일 오전 1시 50분 기준 개표율 86.4% 총선 득표 지도. 호남과 영남간 색 차이가 확연하다. (출처: 네이버 캡처)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21대 총선 개표가 마무리를 앞둔 가운데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에, 영남은 미래통합당에 표를 던지는 지역주의의 벽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을 위해 이번 총선에 처음 적용된 새로운 선거법 취지와 달리 위성정당을 앞세운 거대 양당 구조는 더욱 견고해진 모양새다.

16일 오전 1시 20분 기준 전국 개표율 81.2%인 상황을 종합하면 민주당이 호남 총 28개 지역구 가운데 27개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남원·임실·순창에서 이강래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 유력한 이용호 후보만이 무소속인데, 이 후보 역시 당선 후 민주당 입당을 공언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호남에서 국민의당 돌풍이 불어 민주당은 3석을 지키는 데 그쳤으나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가져간 호남 2석까지 도로 가져오면서 전통적 지지기반을 완전히 회복한 셈이다.

반면 영남은 ‘분홍색(통합당 색)’으로 물들었다. TK(대구‧경북) 25곳 중에선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24곳에서 당선이 확실하거나 유력하다. 경합 중인 대구 수성을도 홍준표 후보가 우세여서 사실상 모두 보수 진영의 승리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당선돼 지역주의를 타파했다는 평가를 받은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홍의락 후보의 패배가 확실시 되면서 유일한 민주당의 대구 의석도 사라지게 됐다.

PK(부산‧경남) 34곳에서는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29개 선거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부산 지역에서는 북구강서구갑 전재주 민주당 후보만 당선됐으며 경남 지역에서는 김해갑‧을에서만 민홍철, 김정호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양산시을에서는 김두관 민주당 후보와 나동연 통합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에서는 무소속인 김태호 후보가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는 부산지역에 5명의 민주당 의원이 당선됐고, 경남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3곳을 정의당 1곳을 가져간 바 있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와 동시에 거대 양당 체제가 회귀하면서 소수 정당들은 직격탄을 맞은 양상이다.

정의당·민생당·국민의당 등 소수 3당은 15일 방송3사의 21대 총선 출구조사 발표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같은 시간 기준 전국 253개 지역구 중 더불어민주당은 157석, 미래통합당은 90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되며 정의당은 1석에 그친다. 비례대표는 개표율 37.19% 기준으로 통합당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이 19석, 민주당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과 통합당이 300석 의석 중 289석을 차지한다는 전망으로, 이들 거대 양당은 결과적으로 몸집을 불리게 된 셈이다.

20대 국회는 소수정당 약진과 다당제 확립을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선거법을 개정했으나 거대 양당이 모두 비례정당을 만들면서 새 선거법의 취지는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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