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고속 고령화… 청년실업 만큼 노인실업 주목해야
인구고령화 핵심 베이비붐 세대 대거 은퇴 대비 정책 필요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통계청의 ‘2010년 사회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1980년 3.8%에 불과했으나 2050년에는 38.2%로 70년간 34.4%p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50년에는 전체 인구 10명 중 한 명(14.5%)이 80세 이상 인구가 될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인구가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이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일하는 어르신들이 눈에 띈다. 단순 햄버거가게 서빙에서부터 재능 기부 봉사활동, 때로는 어려워 보이는 종류의 일까지.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0 고령화 통계’를 살펴보면 55~79세 고령자 중 60.1%는 앞으로도 일하기를 희망했지만 55~64세 연령대의 실제 고용률은 60.4%, 65세 이상 고용률은 29.7%에 불과했다.

국내 66세 이상 고령자의 빈곤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3.3%)을 크게 웃도는,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45.1%에 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도 고령화 고속도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후에도 일자리를 원하는 노년층은 늘고 있으나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노년 빈곤층이 양산되고 있다.

노년층 실업도 청년층 실업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으며 더 이상 간과할 수가 없게 됐다.

특히 한국전쟁 후 출산 장려대책이 시작된 1955년부터 가족계획사업이 시행된 1963년까지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중 최초 세대인 1955년 출생자들이 지난해 일반 정년 연령인 55세가 됐다.

이들 베이비붐 세대가 지난해부터 대거 일터를 떠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14.6%가량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712만 명)를 포함한 미래 노인세대는 과거와 달리 30% 내외가 고졸 이상으로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또 이에 따라 사회 참여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퇴직 평균 연령은 여전히 53~57세에 맞춰져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은퇴계층의 재취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취업을 할 때 자신의 관련 분야와는 동떨어진 단순직이나 일용직 위주의 취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직업 교육을 받고 있는 어르신들. 사진제공: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또 조기 노동시장 퇴출은 노인복지대책이 미약한 현실에서 노후 생활보장이 어렵다. 결국 국가의 복지비용이 증대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해 2004년부터 노인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자리도 초등학교 급식도우미 등 공공분야와 소규모 창업지원 등 민간분야로 나눠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년층 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노인 당사자의 여건이나 주변 환경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남희경 차장은 “단순히 연령대별 맞춤형 정책보다는 좀 더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60세라도 4~50대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단순히 연령에 의해 일자리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령뿐 아니라 건강상태, 경력, 경제적 상황 등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일자리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남 차장은 이어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 은퇴에 발맞춰 이들 각자의 능력과 경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속적으로 경제활동이 필요한 생계형,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적 나눔의 여유가 있는 형 등을 나눠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대문구 홍제3동 개미마을 경로당 오한석 회장은 “정부에서도 노인 일자리사업 양성에 힘쓰고 있지만 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 수요량에는 못 미친다”며 “민간부문에서 진행하는 일자리사업에 대한 세재감면 등의 지원과 같이 정부가 민간부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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