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현 시각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0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망자는 12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정부와 방역당국도 “아직은 이르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19일까지 연장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클럽을 드나들고 종교행사에 참여하고 ‘불금’을 즐기고 있다.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는 상황 속에서 국민이 힘을 합쳐 이 난관을 극복해야 하지만 안전불감증에 중독된 사람들은 개의치 않는다. 지인의 말에 따르면 서울의 모 학원에 다니는 고교 학생은 강사가 “왜 마스크를 하고 다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마스크를 약국에서 구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나는 젊어서 면역력이 강하다”고 말해 선생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4월은 정부가 전 국민에게 호소한 ‘골든방역 타임’이다. 1월부터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날씨 좋은 봄철을 맞아 나들이, 여행 등 외출 욕구는 이해하지만, 미래의 안전을 위해 지금 겪는 피로감과 욕구는 인내하고 자제해야 할 때다.

4월 들어 확산세가 주춤하자, 길거리에서도 일부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식당, 상점, 문고, 노래방 등을 드나드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심지어 선거기간인 요즘 일부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위해 마스크를 벗은 채 길거리 유세에 나서고 있다.

공동체의식 부족은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지고 결국 집단감염 사례로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 모”로 시작된 안전불감증은 가족에게 상처를 주고 타인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실제로 서울시민 100명 중 94명 이상이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서울시가 시민 26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서울시민 안전의식’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4.1%가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안전불감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42.2%가 ‘적당주의’를 꼽았다. 적당주의는 안전불감증으로 연결되고 결국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전불감증으로 된통 당한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이 안전불감증으로 현재 상당한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도쿄올림픽 추진을 강행하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테스트를 미뤘으며 방역당국에서도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 예방수칙 권고를 확대하지 않았다. 결국 소극적인 검사 시스템이 사태의 심각성을 일본 사회에 제대로 전파하지 못하면서 국민에게 경각심을 일으키지 못했고 이제야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공장소를 다니고 있지만 때가 늦었다는 평가다.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봄철을 맞아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다양한 봄철 이벤트 행사를 펼쳐 수익 부진에 시달리는 현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잠들어 있는 유통업계를 다시 깨우고 소비심리 활성화를 불러일으키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내놓은 방역 대책은 제대로 가동되는지 의문이다. 아무리 마스크를 착용하고 열 감지 카메라 설치를 통해 방역에 노력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최근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클럽 등 유흥업소 영업을 19일까지 중단시켰다. 클럽 등 영업중단 명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업소는 물론, 손님까지 모두 색출해 고발조치할 방침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사회적 거리두기, 예방수칙 등 방역타임에 동참을 호소하는 만큼, 세대를 막론하고 시민들도 조금 더 참고 인내하는 습관을 통해 우리 가족, 우리 사회의 안전에 귀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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