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필자는 무신론자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현재의 종교계가 대통령을 상대로 함부로 쏟아내는 말들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를 거꾸로 말한다면 과연 개신교나 불교가 국민들이 납득할 정도의 종교탄압을 받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는 것이다. 이 나라의 백성들은 중산층이 붕괴되어 하위층으로 전락하고 있고, 물가대란과 전세대란에 허덕이고 있다.

하지만 종교계야말로 성역화 되어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올라가는 것은 교회 건물과 법당뿐이니 말이다. 그런데도 종교탄압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종교인들의 머릿속에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정말 현 정부가 종교탄압을 한 것인가? 필자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필자는 지금 현 정부의 편이나 대통령의 편을 들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현 정부나 대통령이 모두 잘했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무신론자적 생각이며 정치컨설턴트로서 중립적 사고로 본다면 그렇다는 말이다.

최근 조용기 목사는 대통령이 수쿠크법을 받아들이면 하야 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차라리 “하야 운동”을 하지 말고 조용기 목사가 대통령에 출마하면 어떨까 제안하고 싶다. 대형교회의 목사가 자기 자식에게 세습하려는 것이 오늘날 종교계의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과연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 검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는 금권 논란이 불거졌다. 정치판도 아닌 종교판에서도 금권 선거 논란이 불거졌다고 하니 필자로서는 씁쓸하기만 할 뿐이다. 종교는 그야말로 신성해야 한다. 종교인은 그야말로 백성들에게 존경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종교계와 정치계가 과연 무엇이 다른가 묻고 싶다. 종교계마저 진보와 보수로 갈려있는 것 아니던가 말이다.

지난 10일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충북 보은군 법주사(주지 노현 스님)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도 대통령 “하야” 발언이 거침없이 나왔다. 결의대회 발원자로 나선 정율 스님은 ‘하야해 목회자의 길을 걸어가라’고 대통령을 비판했다. 더구나 그 말 앞에 ‘장로 대통령님’이라는 서두를 붙였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이 나라 이 땅에서 불교계는 반드시 불교인 대통령이 나와야 하야 발언을 멈출 것인가! 앞으로 불교인 대통령을 옹립하기 위해 종교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인가! 지역갈등도 모자라 이제는 종교갈등까지 꼭 만들어야 하겠다는 것인가! 국민을 그렇게 분열시킬 것이라면 차라리 정율 스님 스스로 대통령에 출마하라. 종교 뒤에 숨어 세속적 발언을 할 것이 아니라 그냥 세속으로 나와 출마하면 된다. “하야” 발언이 신중의 신중을 거쳐 한 말이라면 말이다.

지금의 개신교와 불교계는 대통령을 두고 서로 힘겨루기 싸움이라도 하는 모양이다. 아니 어쩌면 정치를 한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원수를 사랑하라던 예수님의 사랑은 어디가고 부처님의 자비는 다 어디 갔는지 이곳 저곳서 ‘하야’ 발언이 쉽게도 나온다. 하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 알고나 있는지 말이다.

필자는 무신론자이나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 스님과 같은 존경받은 종교인이 그립다. 그 분들은 대통령이 어떤 종교관을 가졌느냐 보다 대통령이 백성을 이롭게 하느냐 아니냐에 더 중점을 두셨다. 대통령이 장로라고 해서 비아냥거리지도 않았고, 국가 정책을 대상으로 하여 흔들지도 않았다. 억울한 백성이 있는지, 탄압받는 백성이 있는지에 더 관심을 가지셨다. 그리고 아무 때나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을 흔들기 보다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도록 조심 또 조심스럽게 행동하셨다.

오늘날 이 나라의 종교란 성역화된 무소불위의 제2의 권력기관이라는 것쯤은 필자도 안다. 이 때문에 양식있는 정치인마저도 말도 제대로 못하고 끙끙 거린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국민들이 보고 있다. 국민마저 종교계가 무서워 끙끙 거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란 말이다. 국민의 눈마저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종교도 개혁해야 한다. 그리고 종교인들이 정치를 하려면 그냥 출마하라. 그게 더 솔직하다. 지금의 개신교와 불교는 무신론자적 입장에서 보면 서로 밥그릇 싸움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예수님의 사랑과 부처님의 자비가 이 나라의 온 백성에게, 이 나라 발전에 큰 버팀목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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