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파어린이도서관 최진봉 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끌리는 송파어린이도서관 최진봉 관장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화복합공간이 되길…”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온돌 아랫목처럼 따뜻한 마룻바닥에 뒹굴며 책을 보는가 싶더니 이내 마루를 뛰어다니는 아이들. 푹신한 소파에 몸을 묻고 엄마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아이부터 저마다 자신이 편한 자세로 책을 읽는 아이들은 시끌벅적한 가운데서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어라, 도서관에서는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제외 없이 떠들면 안 되는데….’
2009년 4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문을 연 ‘송파어린이도서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처음엔 어머니들이 의아했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재미있게 읽어야 이곳을 다시 찾죠. 그래야 어른이 돼서도 책을 읽게 됩니다.”

송파어린이도서관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최진봉(사진) 관장은 어른의 잣대로 아이를 간섭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실 도서관은 공부를 하거나 책을 빌리는 곳으로만 생각한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일 수도 있다.

도서관 내부 풍경도 남다르다. 마룻바닥에는 온돌을 깔아 집처럼 자유로운 자세로 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푹신해 보이는 의자와 낮은 책상이 고루 있어 눈에 띈다.

또 벽으로 막힌 공간인가 싶었는데 좁은 계단에 이어 어른은 몸을 숙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인 다락방도 나온다. 창틀처럼 걸터앉을 수 있는 공간이나 푹신한 방석에 몸을 파묻을 수 있는 의자도 각 위치마다 배치돼 있다.

특히 도서관 인테리어는 아이들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밝고 산뜻하다. 보유중인 장서는 4만 4000여 권으로 신간 서적도 출간 즉시 비치해놓는다.

이곳 도서관은 금세 소문이 나 하루 월 평균 3000명이 다녀간다.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도서관을 찾게 하는 한 요소이기도 하다.

‘수수깡으로 만든 세상’ ‘야생화 알아보기’ 등 자연생태 과정도 있다. 인기 동화작가들도 초청해 독자와의 만남을 마련하고 어린이가 직접 큐레이터가 돼 미술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도서관에서 1박 2일간 먹고 자며 복불복 게임이나 귀신놀이 등을 통해 도서관에서의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충북 제천에서 ‘기적의 도서관’을 맡아 5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 관장은 대도시 서울에서도 새로운 시도 속에 도서관 문화 수준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송파어린이도서관은 아이들을 위해 책과 문화 체험 과정을 제공하는 한편 지역 주민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복합문화공간으로써 자리 잡고 있다.

새로운 롤 모델이 된 도서관에는 지난해 전국 70여 개 도서관에서 벤치마킹하러 다녀갔다. 최 관장은 도서관 내·외관이나 도서관 운영방식까지 그동안 쌓아온 운영 노하우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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