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4.15총선 사전투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0일 서울 오류동 한 건물 3층에 위치한 투표소에 가기 위해 어르신들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4.10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4.15총선 사전투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0일 서울 오류동 한 건물 3층에 위치한 투표소에 가기 위해 어르신들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4.10

어르신들, 3층까지 힘겹게 계단 올라

“1층 안내 없어, 사실상 이용 어려워”

“매번 반복되는 문제… 개탄스럽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제 바로 앞에서 올라가시는 어르신 분들도 지팡이를 짚고 끙끙 소리를 내시며 힘들어 하셨습니다.”

6.13지방선거에 이어 노인 배려가 부족한 투표소의 모습이 재연됐다. 4.15총선 사전투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0일 투표에 참여한 A씨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투표소 건물을 안내원의 도움도 없이 어르신들이 3층까지 힘겹게 올라갔다며 이같이 천지일보에 제보했다.

A씨는 이날 서울 오류동에 위치한 사전투표소를 방문했다. 그는 한 눈에 보기에도 3층까지 올라가기 힘들어 하는 어르신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건물 1층에 기표소가 있었으나 ‘이곳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안내는 없었다고 했다.

3층 투표소에 도착한 A씨는 답답한 마음에 관계자에게 사정을 물었으나, 이 관계자는 “1층에서 안내를 하고 있다”는 대답을 했다. 이에 다시 “1층에서 안내가 없었다”고 하니 관계자는 “1층에서 안내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안내가 분명 없었음에도 있다고 말하는 관계자를 뒤로 하고 투표를 마친 그는 1층에서 또 다른 관계자를 만나게 됐다.

A씨는 그에게 “왜 안내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해당 관계자는 “신분증 확인기나 투표용기 인쇄기도 전부 위(3층)에만 있기 때문에 여기서 투표하려면 위에서 여러 명이 내려와야 하는 등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안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휠체어를 탄다거나 중증일 경우에만 안내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A씨는 “1층 기표소를 사용해야 하는 사람이 필요에 의해 요청을 한다고 해도 매우 오래 걸려서 불편하거나 미안한 마음이 들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1층 기표소는 사실상 이용이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지는 ‘보여주기식’ 기표소였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A씨의 지적은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도 나온 바 있다. 당시 경기도 부천 소재 한 투표소는 오류동 소재 투표소와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가 없었고 심지어 높은 계단이 30여개 이상 설치돼 있어 어르신들의 이용에 상당한 불편함이 있었다.

장애인이나 계단 이용이 어려운 시민을 위해 마련한 임시투표소가 1층에 마련돼 있었지만 안내하는 사람이 없어 찾기 쉽지 않았고 안내판도 없었다. 불편사항을 말해도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은 별일 아닌 듯이 대하는 모습도 보였다.[관련기사→[6.13선거] 노인 배려 아쉬운 투표소… “높은 계단에 담당자 안내도 없어”]

A씨는 “전국적으로 이런 곳이 많을 것 같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선 모두에게 접근성이 있는 곳으로 투표소를 정하거나 1층에서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매번 반복되는 문제이고 계속 지적을 당하는데 고치지 않는다는 점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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