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선거 판세를 예상하는 거대 양당의 전망이 가관이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거대 양당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총선이 마치 그들만의 축제인양 국민의 정서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말잔치가 쏟아지고 있다. 아무리 선거기간이긴 하지만 그들의 언행을 보고 들어야 하는 유권자인 국민은 피곤하다. 공감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 최소한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민주당은 어처구니없게도 재난지원금을 모든 가구에 최대 100만원 지급을 공약했다. 당초 당정청 회의를 통해 국민에게 발표했던 하위 70%방침을 8일 만에 깨버렸다. 정부 정책을 불신하게 만들고 집권당에 대한 신뢰마저 훼손하는 ‘선거용 포퓰리즘’에 다름 아니다. 하기야 연동형 비례제를 만신창이로 만들더니 나아가 당초의 약속을 뒤집고 비례용 ‘꼼수 정당’까지 만들어 놓고선 이제는 그들과 ‘원팀’을 강조하고 있는 민주당이다. 부끄럽다 못해 불쾌하다.

그런 민주당이 요즘 기세가 좋은 모양이다. 이해찬 대표는 이번에 ‘단독 과반’을 넘겨서 개혁을 완수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닦이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시작 후 민주당 지도부가 단독 과반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민주당의 기세는 통합당의 무기력에 대한 반사효과 몫이 크다. 벌써 단독 과반을 언급할 상황이 아니란 얘기다. 꼼수와 포퓰리즘, 상대방 과실로 인한 단독 과반의 희망을 그들은 벌써 선전하고 있다.

통합당은 한 술 더 뜨고 있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서 일부 후보들의 실언과 막말은 가히 역대급이다. 부끄럽다 못해 저질이다. 게다가 일찌감치 비례정당을 만들고 거기에 공천하는 과정을 보노라면 한국정치의 총체적 수준까지 고민케 한다. 그런 통합당도 요즘 ‘단독 과반’을 말하고 있다. 연일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론’을 외치고 있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8일 한 간담회에서 ‘단독 과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그 확신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을 필요는 없다. 정치꾼들의 ‘장삿속 멘트’ 한 마디를 놓고 고민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마치 협약이라도 맺은 듯 거대 양당의 몰상식과 몰염치가 하나같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정치판을 이렇게 훼손해 놓고서도 ‘단독 과반’ 운운하는 현실에 유권자는 말문이 막힌다. 그럼에도 실제로 그 둘 중 한 쪽은 단독 과반의 가능성이 열려 있으니 지금의 정치현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반면에 비례의석 한 석이라도 얻기 위해 줄지어 이름을 올린 수많은 군소정당들의 처지가 오히려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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