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왜 1997년 ‘IMF 둥이’에게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중요한가
[스포츠 속으로] 왜 1997년 ‘IMF 둥이’에게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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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우리나라 현대사에 역사적으로 비운의 해에 태어난 세대가 있다. 1950년 6.25 둥이와 1997년 IMF 둥이다. 6.25 둥이는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남북분단으로 피폐한 생활을 하던 무렵, 갑자기 몰아친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태어났다. 문민정부 마지막 해인 1997년 문민정부가 개발도상국을 벗어났다고 ‘선진국 클럽(OECD)’에 들었다며 샴페인을 터뜨렸다가 IMF 경제위기를 맞던 무렵에 태어난 이들이 IMF 둥이다. 당시 많은 가정들이 가장의 실직으로 붕괴됐다. 세상에 울음을 터뜨린 아기들의 돌잔치도 대놓고 하지 못하는 가정이 많았다. 돌반지조차도 제대로 껴보지 못한 비운의 세대였다. 모 케이블 방송에선 수년전 IMF 세대들을 소재로 한 ‘응답하라 1997’을 드라마로 만들어 많은 공감을 얻으며 인기를 모았다.

1997년생들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한국축구올림픽 대표팀이 나이제한 규정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았던 터였다. 올림픽 축구는 출전자격을 23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어 2021년 24살이 되는 1997년생 선수들은 올림픽 본선 진출이 불가능했다.

올림픽 제한 규정으로 인해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낸 한국축구대표팀의 1997년생 선수들은 올림픽이 1년 연기되는 바람에 정작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에는 이동경(울산),이동준(부산), 송범근(전북), 정승원(대구), 해외파 백승호(다름슈타트) 등 11명이 1997년생이다. 전력의 핵심 선수들이 대부분 해당한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2020 도쿄올림픽에 1997년생의 출전여부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 키트 맥코넬 IOC 경기국장은 “IOC는 출전선수 1만 1천명 중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57%의 선수들이 내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대회 명칭을 2020 도쿄올림픽으로 사용하는 만큼 출전선수 자격도 2020년 기준에 맞춰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FIFA 역시 실무회의를 거쳐 올림픽 출전 연령에 대한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며칠 동안 가슴을 졸였던 1997년 올림픽 축구대표선수들은 안도의 한숨을 돌리게 됐다. 사실 이들에게는 올림픽 참가는 개인적으로 명예와 함께 성적에 따라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축구 선수가 병역특례를 받는 방법은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2가지 뿐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동메달을 획득해 박주영, 기성용 등이 병역 면제를 받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따내 손흥민 황의조 등 해외파들이 병역 혜택을 누렸다.

올림픽에서 축구에 대해 나이제한을 하는 것은 월드컵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한 때문이다. 올림픽보다 월드컵이 더 주목받을 수 있도록 하기위해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연령을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23세 이하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한국 축구 선수들에게는 이 나이대가 군대 갈 나이와 맞물린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출전 기회를 놓치면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다. 한국 젊은 선수들만이 안고 있는 특이한 현실이다.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IOC와 FIFA에 가장 먼저 출전선수 연령 문제를 질의한 것은 이러한 한국적 현실을 많이 고려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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