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심리학(선택과목) 교사가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심리학(선택과목) 교사가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교내 와이파이 등 연결불안정

저작권 문제로 오류 발생키도

EBS, 동시접속탓에 끊김 현상

교총 “공식 플랫폼 구축해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중3·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등교 개학이 아닌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진행된 가운데 교육현장 곳곳에선 접속불량, 서버다운·오류 등 차질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진 9일 학생과 교사는 학교교실이 아닌 온라인 공간 속에서 개학을 맞았다. 당초 3월 2일 예정이었던 개학이 미뤄진 지 38일만이다. 학생들은 각자의 집에서 원격수업을 통해 교사와 만났다.

원격수업은 교사와 학생 간 화상 연결로 수업하는 ‘실시간 쌍방향형’, EBS 콘텐츠나 교사가 직접 녹화한 동영상을 보고 토론하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진행됐다.

학생이나 교사 모두 난생 처음 맞는 온라인 개학과 원격수업에선 미숙함이 나타나기도 했고, EBS 온라인클래스의 경우 접속불량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학교에선 교내 와이파이 등 연결이 불안정해지면서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유튜브를 활용한 쌍방향 수업에선 유튜브가 교사의 데스크톱 바탕화면에 윈도우 표시를 감지한 탓에 저작권 문제로 오류가 발생하면서 수업에 잠시 차질을 빚기도 했다. 또 한꺼번에 3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시에 접속한 탓에 끊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이뤄지다보니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이 있어도 이를 바로잡기가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한 학교에선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이 생기자, 교사가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 수업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한 학교에선 교사에게 사전 연락 없이 원격조회에 접속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해당 교사는 조회 직후 학생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한국지리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위해 수업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한국지리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위해 수업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이날 오전 EBS 온라인클래스 초·중등 사이트엔 학생들이 접속하는 데 5∼10분가량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EBS 온라인 클래스, e학습터 등 학습관리시스템(LMS) 접속자가 몰리면서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EBS 홈페이지에는 ‘온라인 클래스 접속 지연안내’라는 팝업창이 올라왔다. EBS는 안내문을 통해 “현재 이용자 증가로 인해 초등, 중학 온라인클래스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끼쳐드려 거듭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잠시 후 다시 이용해 달라. 접속이 지연되는 동안에는 EBS 초등, 중학, 고교 사이트에서 자기주도학습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이와 관련해 교사들로 이뤄진 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교가 사용하는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등 학습관리시스템(LMS)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공식적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입장문을 통해 “현재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BS, 민간기업 등에서 원격교육 플랫폼을 따로따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접근과 활용에 혼란은 물론 보안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LMS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서버 증설과 학내망 무선인터넷 확충도 시급하다”며 “이들 플랫폼에 교사들이 올린 자료가 통째 유실되거나 영상이 끊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총은 “IT 강국이라는 자부심은 교육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음이 이번 온라인 개학을 맞아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정부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고 디지털교육, 정보화교육을 강조하면서 정작 온라인 시스템조차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에 마련된 원격교육 지원 상황실을 방문해 “(온라인 개학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고 새로운 도전”이라며 “불편함과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처음 시행하는 일인 만큼 크고 작은 일이 생길 수 있다”면서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청 상황실에서 신속하게 협조해 주시고 지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선생님이 출석 체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선생님이 출석 체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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