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더 많은 시신가방(body bags)을 원하지 않으면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는 걸 삼가라”고 일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WHO가 중국 중심적이라며 “정말 망쳐버렸다(really blew it)“고 말한 걸 반격한 것이다.

8일(현지시간) 유엔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서 “만일 당신이 더 많은 시신가방을 원하면 그렇게 하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손가락질하는 데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며 “그건 마치 불장난 같다”고 했다. 이어 “제발, 우린 세계의 6만명 넘는 시민을 잃었다. 젊든, 나이 들었든 단 한 사람의 생명도 소중한 것”이라며 “100만건이 넘는 확진 사례가 있다. 우리가 뭘 하고 있는 건가”라고 토로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모든 정당의 초점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맞춰야 한다”며 “WHO의 입장은 힘이 센 국가라도 단합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살해 협박을 비롯한 인종차별적 모욕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고백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두세 달 넘게 개인적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욕설과 인종차별적 언사가 있었다. 검둥이나 니그로(흑인 비하 표현)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심지어 살해 협박도 있었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개인적 공격에 대해 상관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단결해서 바이러스와 싸우지 못해 헛되이 매분 죽어가는 생명을 신경쓸 뿐”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국제사회가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코로나19 정치를 격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출신으로 지난 2017년 7월 WHO 수장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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