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의 두산중공업 1조원 지원 이후 두산그룹이 내놓을 자구안에 촉각이 쏠리는 가운데 두산솔루스 매각 방안이 부각되고 있다.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부상, 채권단의 고강도 자구안 요구에 두산 일가의 사재 출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더욱더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 중구 두산타워. (출처: 연합뉴스)
국책은행의 두산중공업 1조원 지원 이후 두산그룹이 내놓을 자구안에 촉각이 쏠리는 가운데 두산솔루스 매각 방안이 부각되고 있다.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부상, 채권단의 고강도 자구안 요구에 두산 일가의 사재 출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더욱더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 중구 두산타워. (출처: 연합뉴스)

그룹 전체 책임론 확대 분위기

‘두산솔루스’ 지분매각 주목

인프라코어·밥캣 분리도 관심

“정부의 원전 정책 수정해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긴급 자금이 수혈된 가운데, 두산그룹이 어떠한 자구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자구책이 두산그룹 전체의 책임론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8일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이르면 이번 주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한다.

채권단이 두산 일가의 사재 출연은 물론 두산그룹 차원의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는 만큼 두산중공업을 넘어 모회사를 포함하는 고강도 쇄신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자금 지원에 앞서 이달 말까지 두산중공업 정밀 실사를 끝낸 뒤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채권단은 그룹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룹의 지배구조 재편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두산중공업을 자회사·손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에서 떼어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두산그룹 계열사 중에 실적과 재무 상황이 좋은 회사로 꼽힌다. 수익이 나는 두 회사를 두산중공업과 분리시켜야 한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다.

두산그룹 지배구조는 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을 정점으로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밥캣으로 이어진다. 두 자회사가 빠지면 두산중공업 아래에는 100% 자회사인 두산건설만 남게 된다. 분할된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이 ㈜두산에 합병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곧 두산중공업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한 뒤 두산중공업이 갖고 있던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지분을 투자회사에 몰아주고, 투자회사를 지주사인 ㈜두산에 합병하는 방안이다. 다만 이 방법들은 주주들의 동의를 구해야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두산의 경우 두산솔루스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솔루스는 동박·전기차용 전지박·OLED 등의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그룹의 전자·바이오 소재 사업 계열사로, 두산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평가되는 알짜 자회사다.

두산솔루스가 주력으로 제조하는 전지박은 전기차용 2차전지 음극재의 필수 소재이며, 함께 제조하는 동박은 전자기기에 탑재되는 회로기판(PCB)에 사용되는 필수 소재다. 두 제품은 올레드 소재도 스마트폰과 올레드TV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로 업계에서는 연 평균 19%의 성장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작년 두산솔루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30억원, 380억원이었다. 현재 두산솔루스는 ㈜두산(17%)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44%)들이 모두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채권단이 두산그룹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과 그룹 차원의 고강도 요구하고 있어 두산솔루스 매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량기업이었던 두산중공업이 적자기업으로 전락한 것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후유증”이라며 “자금을 일시적으로 지원한다고 기업이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산 위기의 원전 관련 기업을 살리고, 경제의 한 축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원전 정책을 완전 수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