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2주간의 자가격리 의무화를 하루 앞둔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 Open Walking Thru)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에 앞서 의료진과 대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2주간의 자가격리 의무화를 하루 앞둔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 Open Walking Thru)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에 앞서 의료진과 대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31

27%, 지역사회 내 해외유입 사례

“격리 느슨하면 수도권 폭발 토양돼”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정부가 이달 15일까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겠다고 발표하고 ‘하루 신규 확진자 50명 이내’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 5% 이내’라는 강화된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1차 변수는 지역사회 내 해외 입국확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이처럼 검역 통과 후 확인된 사례가 27%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가족과 지인까지 더하면 3명 중 1명은 해외에서 입국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셈이다.

방역 당국은 고강도 거리두기와 더불어 입국 제한 효과가 생기려면 최소 자가격리 의무대상이 아닌 내·외국인 입국자들의 잠복기가 끝나는 15일까지 상황을 두고 봐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8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0시부터 7일 0시까지 14일간 신고된 신규 확진 환자는 총 1294명으로 하루 평균 92.4명꼴로 발생했다.

감염된 사례를 놓고 보면 절반 이상이 해외유입 관련 확진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로 입국을 통해 유입된 확진자 수는 673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52% 정도를 차지했다.

이어 ▲병원 및 요양병원 374명(약 29%) ▲교회·체육시설 등 그 외 집단감염이 93명(약 7%)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가 84명(약 7%) ▲감염경로 미파악 55명(약 4%) ▲신천지 관련 15명(약 1%)등 순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외유입 사례를 보면 353명은 검역과정을 통과해 지역사회에서 발견된 입국자였다. 그리고 이들의 가족이나 지인 등 접촉자가 63명, 입국 검역에서 확인된 사례는 25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주간 하루 평균 25명이 공항에서 진행된 검역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양성으로 판명된 경우이며 4~5명은 그들과 접촉하면서 전파됐다는 의미다.

검역과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는다면 공항에서 바로 음압치료병상 등으로 격리 조처돼 지역사회 접촉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검역과정에서 증상이 발견되지 않아 통과된 후 지역사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을 시 자택에서 자가격리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지 못하면 가족이나 지인 등이 추가로 감염될 수 있다.

이는 검역에서 확인된 확진자가 아니라면 자가격리를 얼마나 잘 이행하는지에 따라 추가 확산 정도가 달려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역사회 내에 해외입국자를 통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가 의무화된 지난 1일 오전 0시 이후 입국자의 경우 무단이탈을 하면 이달 5일부터 고발 조치 등을 통해 최대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강제성을 부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입국 제한 조처 이전에 입국한 사람들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발 입국자가 아니라면 자가격리 의무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아직 입국 후 잠복기 14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 외출 자제를 권고밖에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방역당국은 일단 입국 제한이 시작된 이달 1일로부터 14일이 지난 15일 전·후면 어느 정도 효과가 보일 것으로 봤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해외입국자 방역 관리 현황과 강화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해외입국자 방역 관리 현황과 강화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겸 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달 19일까지 고강도 거리두기를 연장한 배경과 관련해 지역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산발적 감염 그리고 집단감염의 고리들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유입 차단을 4월 1일부터 강화했는데 이 효과가 나타나고 안정되는 데에 적어도 4월 15일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저희들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가격리 상태에서 소수라도 격리 수칙을 철저히 이행하지 않을 시 이달 15일 이후에도 언제든 해외 입국자를 통한 추가 전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자가격리 상태에 있는 사람 4만 6566명 중 3만 8424명이 해외 입국 자가격리자다. 이 중 1%만 자가격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도 그 수가 384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공항 검역 과정에서 하루 평균 15~20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다는 것은 해외입국자 중 더 많은 사람이 잠복기 상태이거나 그중 일부는 해열제를 미리 먹고 입국한 경우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가족 중에 2차 감염이 있다는 얘기는 여전히 자가격리가 잘 안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며 “일부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전파할 우려가 있는데 시설 격리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같은 자가격리 위반은 2차, 3차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가격리를 느슨하게 하면 수도권 환자 폭발로 이어질 토양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 영종도=신창원 기자]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개방형 선별진료소(워킹스루)에서 방역당국 의료진이 외국인 여행객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3.27
[천지일보 영종도=신창원 기자]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개방형 선별진료소(워킹스루)에서 방역당국 의료진이 외국인 여행객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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