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은행)
(출처: 한국은행)

은행 빚내서 주식투자 ↑

대기업대출, 이례적 급증

코로나19 탓에 증가세 지속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가계, 기업 모두 3월 은행권 대출 증가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0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9조 6천억원 증가해 2월(9조 3천억원)에 이어 역대 최대 증가액을 경신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 3천억원으로, 전달(7조 8천억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수요와 비은행 대출 대환수요 영향 때문이다.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3조원으로, 지난해 3월(2조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2월엔 3조 7천억원을 기록했다.

서울·경기권의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1월 6천호에서 2월 8천호로 늘었고 경기권은 같은 기간 2만 1천호에서 3만 2천호로 증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 기타대출 증가폭은 3조 3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증가액은 1조 5천억원이었다. 주택자금 수요와 함께 주식투자자금 수요가 가세한 영향 탓이다. 즉 빚내서 투자하려는 이른바 ‘빚투’ 수요인 것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910조 9천억원이며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672조원, 기타대출은 237조 8천억원이다.

3월 은행권 기업대출도 전월에 비해 급증했다. 3월 기업대출 증가액은 18조 7천억원으로, 2월(5조 1천억원)보다 대폭 상승했다. 이는 2009년 6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일 뿐 아니라, 종전 최대치(2014년 1월 10조 9천억원)를 훨씬 웃돈다.

대기업대출은 전월엔 2천억원이 감소했지만 3월 들어 10조 7천억원이나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줄이 막히자 대기업들이 은행에 손을 벌렸기 때문이다. 실제 회사채는 전월 3조 3천억원 순발행에서 5천억원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5조 3천억원에서 3월 8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의 대출 증가액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전월 2조 2천억원에서 3조 8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은행 원화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901조 3천억원이며 이 중 대기업대출 165조 9천억원, 중소기업은 735조 4천억원(개인사업자 345조원)이다.

가계·기업대출의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정부 주도로 시중은행은 4월부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초저금리 대출을 공급하고 나섰다. 또 코로나19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전 금융권이 6개월 이상 대출 원금상환 만기를 연장해주고 이자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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