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 속 정부가 ‘현장 예배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5일 오전 전광훈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신도들과 현장점검을 나온 서울시 공무원 및 경찰들이 대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 속 정부가 ‘현장 예배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5일 오전 전광훈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신도들과 현장점검을 나온 서울시 공무원 및 경찰들이 대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5

불교 등 타종단도 ‘헌금 문제’는 매한가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현장예배 또 강행
신천지는 폐쇄 기간 연장… 방역 ‘최우선’
교단 수장 권한·조직 운영방식 차이에 비롯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전국 곳곳의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가운데 일부 교회에선 여전히 현장 예배를 강행해 눈총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교회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다.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19일까지 연장했음에도 이 교회는 서울시의 집회 금지 명령을 아예 보란 듯이 2주째를 어기며 일요 예배를 강행, 단속 공무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반면 현재 방역을 최우선으로 두는 교회들은 정부의 권고에 대체로 공감하고 협조하는 분위기다. 일부 교회를 제외한 교계 전반은 솔선수범하며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상황이다.

용인제일교회의 경우 지난달 22일부터 ‘드라이브 인’ 예배 방식을 도입해 차안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목회자와 찬양팀 등 예배 생중계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만 예배당을 출입하며, 온라인으로 예배를 송출, 교회 주차장이 아닌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통해서도 예배를 볼 수 있게 했다.

대한예수장로교(예장) 합동 측도 6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오륜교회, 새애덴교회, 광명교회 등의 찬양과 설교가 담긴 예배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려 함께 예배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신천지교회는 확산 차단을 위해 폐쇄 기간을 연장하는 등 방역에 가장 먼저 본을 보이고 있다. 예배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닌 신도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불교와 천주교도 정부 방침에 따라 법회와 미사를 중단했다.

그렇다면 개신교 일부가 현장예배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들 신도들의 헌금이 아쉽기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헌금 문제는 다른 종단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불교계의 경우 사찰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기도비 등을 자동이체 방식으로 변경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을 정도다.

이에 일각에서는 교단 수장의 권한과 조직 운영 방식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천주교는 교황을 정점으로 한 피라미드 조직이다. 교황은 주교들의 임면권을 갖고 있고 신부들은 주교에게 순명(順命)을 맹세한다. 교구장의 방침을 모든 성당이 일제히 따를 수밖에 없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최대 종파 대한불교조계종은 총무원이 전국 소속 사찰을 관할하지만 교구와 개별 사찰의 독립성은 천주교보다 강하다. 전통사찰이 아닌 경우에는 총무원장이나 교구본사 주지의 영향력이 미치기 어렵다. 한국태고종은 개인 사찰의 연합체 성격을 띠는 반면 대한불교천태종은 천주교처럼 중앙집권체제를 택한다.

개신교는 불교로 따지면 태고종과 유사하다. 거의 모든 교회가 교단에 소속되고 중앙 조직인 총회와 지방 조직인 노회(감리교는 연회) 등을 두지만, 총회나 노회가 교회에 간섭하기 어렵다.

교단 연합체의 경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기총 등으로 갈려 있다.

이처럼 더욱이 전국 교단이 수백 개를 헤아릴 만큼 많다 보니 모든 교단이 통일된 운동방침이나 공동보조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종교의 자유’를 내걸고 과도한 공권력으로 교회를 탄압하고 있다는 일부 교회들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따르라는 정부 간의 입장은 계속해서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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