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실업급여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20.4.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실업급여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20.4.1

美, 2주만에 실업자 1천만명
4월 말 실업률 15% 전망
韓 부양책에도 2분기 5%↑
“금융위기 때와 다른 흐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되면서 전 세계 확진자가 6일 오전 기준 120만명이 넘어 현재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향하는 가운데 실업대란도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1930년대 대공항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의 전망도 나온다. 한국 역시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도 실업률이 2분기에 5%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월 넷째 주(22∼28일) 수치가 사상 최고치인 665만건에 달했다. 3월 셋째 주(15∼21일) 328만 3천건에서 한 주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불과 2주 사이에 1천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기존 최고 기록인 금융위기 직후의 2009년 3월 66만 5천건보다 10배가 많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그레고리 다코 수석 경제학자는 이 같은 흐름대로라면 4월 말까지 일자리 2천만개가 사라지고 실업률은 15%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고치로, 당시 최고 실업률은 1933년 24.9%였다. 또한 1931년부터 1940년까지 실업률은 평균 14%를 웃돌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2009년 10월 10%가 최고치였다.

다른 주요국들도 최근 실업수당 청구가 늘고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몇 주 사이 실업수당 청구가 10배 급증한 100만건을 기록했고, 이미 실업률 13.8%로 선진국 중 최고를 기록 중인 스페인에서는 지난달 신규 실업자가 83만 4000명으로 전월 대비 30만 2000명이 증가했다. 프랑스는 지난달 후반 2주간 400만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 캐나다에서도 외출 제한 조치를 시행한 지난달 16일 이후 2주간 실업수당 신청이 213만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캐나다 노동인력의 11%에 이른다.

[피닉스=AP/뉴시스]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한 사람이 당분간 영업을 중단하고 포장만 가능하다고 공지한 식당 앞을 지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곳곳이 식당 영업을 제한하고 있다.
[피닉스=AP/뉴시스]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한 사람이 당분간 영업을 중단하고 포장만 가능하다고 공지한 식당 앞을 지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곳곳이 식당 영업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2분기부터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어 실업률이 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옥스퍼드이코노믹스가 전망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시장이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고 본다”며 “한국의 서비스산업 부문에서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실업률 폭증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결과로 요식업·숙박업 등 일용직 일자리가 한꺼번에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 정지로 인해 생기는 일시적인 수치증가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강제 이동제한 정지가 풀리는 시점에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기업 도산에 따라 정규직 일자리도 급속히 사라지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

따라서 관건은 코로나 확산세가 통제되고 빨리 정상화가 되는 시점이 언제냐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5일까지 시행하기로 예정했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오성진 조인에셋 운용대표는 “코로나19로 이동제한을 언제 끝낼 것이라는 게 문제다. 미국을 보는 시각은 이동제한을 함에 따라 4월 중반 이후 확진자수가 잡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고용과 해고가 쉬워 실업률이 급속도로 늘어가는 상황이라 볼 수 있다”며 “숫자만 놓고 보면 대공항 이후 최고의 사태로 보이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코로나가 정상화될 경우 고용도 빠르게 안정될 수 있다는 차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도 비교해 “당시는 상품위기가 금융기관에 번지고 이것이 세계에 번지면서 복원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는 다르다. 실업률을 급하게 늘린 것처럼 정상화가 된다면 금방이라도 실업률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이미 제로금리에 가까운 금리로 낮췄고, 대규모 유동성 공급도 가동하는 등 선제적 대응도 이뤄졌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제지표는 당분간 최악의 상황으로 나오겠지만 어느 정도 충격은 완화흐름으로 갈 것이란 시각이 다소 지배적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실업급여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실업급여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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