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배꼽이라고 서러워 말아요~ 배꼽은 ‘탄생의 흔적’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4.6
참외 배꼽이라고 서러워 말아요~ 배꼽은 ‘탄생의 흔적’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4.6

 

사람이나 포유류의 복부에 남은 탯줄의 흔적

배꼽 때 굳이 파내지 않아도 씻을 때 제거돼

‘천지창조’ 아담의 배꼽 유무가 뭣이 중한디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배꼽을 함부로 파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배꼽 파지마!”의 이유와 배꼽을 소재로 한 이야기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배꼽의 때 함부로 파면 안 돼

먼저 배꼽은 사람이나 포유류의 복부에 남아 있는 탯줄의 흔적으로 그 형태는 내부가 약간 솟아오른 부분으로 배꼽유두가 있고 그 주위에는 벽과 같은 배꼽테가 있다.

배꼽을 잘 살펴보면 내부에 약간 솟아오른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바로 탯줄의 흔적이 남은 ‘배꼽유두’다. 주변을 두른 배꼽테는 아기가 태어나고 며칠이 지나면 좁아지게 되는데 그렇지 않고 넓게 남아 있으면 배꼽헤르니아(배꼽탈장)를 일으키게 된다.

또한 배꼽은 ‘뱃복’에서 나온 순우리말로 배의 복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엄마와 아기의 연결선인 탯줄을 이곳으로 연결해 아기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영양분을 공급하던 공급선으로 아기가 세상에 나오면 더 이상 이 탯줄이 필요하지 않게 돼 떨어져 나가게 되고 그 흔적이 바로 배꼽인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배꼽은 일종의 흔적 기관으로 수행하는 기능은 없다.

그렇다면 배꼽 파면 큰일 난다는 말은 무슨 연유에서 기인한 것일까. 사람이 배꼽을 파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주름진 배꼽 사이에 낀 때이기 때문일 것이다. 매일 샤워를 해도 이 배꼽 사이에 낀 때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불청객처럼 찾아올 때가 많다.

 

배꼽은 사람이나 포유류의 복부에 남은 탯줄의 흔적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4.6
배꼽은 사람이나 포유류의 복부에 남은 탯줄의 흔적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4.6

인체의 중앙에 위치한 배꼽은 얇고 주름진 형태로 사실 생각보다 많은 이물질과 세균들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땀이나 이물질이 잘 고일 수 있어 때에 따라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배꼽에 낀 때를 빼낸다고 손이나 면봉 등을 이용해 파내기도 하는데 자칫하다가는 상처가 나거나 덧날 수도 있다. 사실상 그대로 둬도 무관한 배꼽의 ‘때’를 제거하다가 외려 감염의 우려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배꼽 파면 큰일 난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나한다.

실제로 배꼽의 때를 무리하게 제거하려다 덧나면 복막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샤워하면서 자연스럽게 씻겨 나가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좋다. 굳이 때를 제거하고 싶다면 솜에 알코올 등을 묻혀 닦아내거나 샤워 후 물에 불린 상태에서 면봉 등을 이용해 살살 닦아내면 된다.

배꼽은 부모님의 사랑의 흔적이 아닐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4.6
배꼽은 부모님의 사랑의 흔적이 아닐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4.6

◆배꼽이 없는 사람?

배꼽은 사람이나 포유류의 특징 중 하나다. 만약 배꼽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여기 배꼽이 없는 천재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카일 XY’라는 미국드라마가 있다.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방영된 ‘카일 XY’는 뇌의 90%를 사용해 보통 사람들의 능력을 뛰어넘는 슈퍼히어로와 같은 주인공 ‘카일’이 사람들과 공존하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무(無)의 상태와 다를 바 없는 카일이 사람들 속에서 어울려 지내며 그 속에서 습득하고 성장할수록 그의 초인적인 능력 또한 성장해간다는 설정이다. 예를 들어 날씨와 자연재해 등을 예상할 수 있다든가 하는 것 말이다.

그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질 수 있는 밑바탕에는 ‘배꼽’이 없다는 설정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주인공 카일은 과연 인간인가 아니면 인간과는 다른 어떠한 존재인가. 배꼽의 유무만으로도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한 재미있는 드라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중 ‘아담의 창조’는 조물주인 하나님이 손을 뻗어 아담에게 생명의 불꽃을 전달하고 있는 장면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이 그림을 보면 아담에게도 배꼽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4.6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중 ‘아담의 창조’는 조물주인 하나님이 손을 뻗어 아담에게 생명의 불꽃을 전달하고 있는 장면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이 그림을 보면 아담에게도 배꼽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4.6

배꼽 얘기를 하다 보니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하나 있다. 다빈치, 라파엘로와 함께 르네상스 3대 거장으로 불리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다. 시스티나성당의 천장화인 ‘천지창조’는 말 그대로 천지창조부터 노아의 방주까지의 이야기를 프레스코화로 표현한 미켈란젤로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중 ‘아담의 창조’는 조물주인 하나님이 손을 뻗어 아담에게 생명의 불꽃을 전달하고 있는 장면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이 그림을 보면 아담에게도 배꼽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혹자들은 이 그림을 보며 “하나님께서 아담을 창조하셨다면 어떻게 배꼽이 있을 수 있지?”라고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아담과 하와에게 배꼽이 있는지의 여부가 중세 서양에서는 격렬한 신학 논쟁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보며 그 아름다움과 웅장함에 몰입하기보다 그가 그린 아담에게 배꼽이 있는지 여부가 과연 더 중요한 것일까. 물론 생각은 자유다.

자, 이제 우리 각자의 배꼽을 바라보며 열 달을 소중히 품어 이 세상에 나란 존재를 태어나게 해주신 어머니와 생명의 씨를 주신 아버지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배꼽은 글쎄. 부모님의 사랑의 흔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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