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암호화폐 거래내역 통해 특정

아청법위반 혐의로 입건

“이 중 공직자·연예인은 없어”

20개 관련 업체 추가 압색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경찰이 미성년자 등 여성을 협박, 성 착취물을 만들고 유포해 돈을 번 이른바 ‘박사방’의 유료회원 10여명을 입건했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 등을 압수수색하며 실체 규명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박사’ 조주빈(24)과 거래한 유료회원 10여명을 입건하고, 오전 10시 30분부터 암호화폐 거래소 및 구매 대행업체 20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암호화폐 거래소와 대행업체 베스트코인 등을 압수수색했고, 또 다른 대행업체 비트프록시에겐 수사협조를 요청해 자료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박사방 유료회원 10여명을 특정한 뒤 아동 대상 성 착취물을 소지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들을 입건했다.

조주빈은 무료로 성 착취물을 확인할 수 있는 ‘맛보기방’부터 15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내는 유료방까지 3단계에 걸쳐 박사방을 운영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 흔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입건한 10여명 중 30대가 제일 많다”며 “암호화폐 지갑을 추가로 몇 개 더 찾았고, 오늘 압수수색을 통해 추가 자료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건 된 이들 중 미성년자이거나 공직자·연예인 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압수수색이 성과를 거둔 만큼 경찰은 이날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조주빈이 이용한 거래소와 대행업체에 대한 추가적인 자료를 확보하고, 다른 사람의 명의로 된 암호화폐 지갑의 이용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이번 압수수색엔 앞서 자료를 확보한 5곳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공익요원 최모씨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0.4.3 (출처: 연합뉴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공익요원 최모씨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0.4.3 (출처: 연합뉴스)

경찰은 확보한 자료 분석이 완료되면 암호화폐 거래를 한 박사방 유료회원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경찰은 박사방 회원의 닉네임 1만 5000여개를 파악 바 있다.

앞서 알려진 32억원 입출금 내역이 찍힌 암호화폐 지갑은 조주빈의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입·출금 거래내역이 32억원 가까이 되는 지갑은 조주빈이 실제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며 “자칫 조주빈의 범죄수익으로 오해될 여지가 있어 사실과 다름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주빈의 공범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일 ‘이기야’라는 닉네임을 쓰는 현역 일병 A씨가 복무하는 군부대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그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바 있다. 그의 휴대전화에선 성 착취 영상이 확인됐다.

같은 날 군사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했고, 현재 군 검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박사방 등에 성 착취물을 수백회 유포하고, 외부에 박사방을 홍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사방의 원조격인 텔레그램 ‘n번방’의 운영자 닉네임 ‘갓갓’에 대해 “아직 추적 중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다”면서도 “갓갓 수사에 상당히 의미 있게 접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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