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정기구독 서비스 프릳츠커피컴퍼니의 커피클럽(출처: 자사 홈페이지 캡처)
커피 원두 정기구독 서비스 프릳츠커피컴퍼니의 커피클럽. (출처: 자사 홈페이지 캡처)

 

소유→공유→구독, 소비의 변화

커피·영양제·세탁 등 가리지 않아

맞춤형 서비스, 편리함에 구독 증가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추운 겨울 남쪽으로 날아갔던 제비는 따뜻한 봄이 되면 돌아온다. 이렇듯 우리는 바쁜 생활 속에 계절을 잊고 살아도 자연은 때에 맞춰 잊지 않고 찾아오는데 우리 생활에서도 나는 잊어도 나를 찾아와주는 ‘구독 서비스’가 요즘 인기다.

‘정기구독’의 원래 의미는 비용을 지불하고, 일정 기간에 책·신문·잡지 따위의 정기 간행물을 받아 보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트렌드와 그에 맞춰가려는 사람들의 심리 그리고 편리함에 맞춰 생활 전반에 ‘정기구독 서비스’가 들어왔다. 이전에는 소비자들이 소유를 위한 소비였다면 이제는 공유를 넘어 나에게 맞는 ‘맞춤형 구독’이 각광받는 것이다.

◆ 집에서 더치커피 마시자

한국의 원두 소비량은 약 15만톤. 세계 6위 규모의 커피 소비국이다. 골목골목마다 카페가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인데다 점심시간이 되면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 잔을 쥐고 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커피 정기구독’ 서비스는 커피를 사랑하는 한국인들에게 맞춤 서비스가 아닐까.

‘프릳츠커피컴퍼니’는 원하는 원두를 매주 월요일, 콜드브루·커피티백·드립백은 2주에 한 번씩 정기 배송해주는 ‘커피클럽’을 운영 중이다. 간단한 원두 소개와 함께 개성이 가득한 캐릭터가 그려진 패키지는 정기구독을 하는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커피를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콜드브루 커피클럽을 이용 중인 직장인 송은정(가명, 20대)씨는 “하루에 커피 1잔은 항상 마시는 편이라 경제적인 서비스인 것 같다”면서 “간편하게 집에서 신선한 콜드브루를 마실 수 있는 것도 장점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영양제 맞춤 정기구독 서비스 필리(출처: 자사 홈페이지 캡처)
영양제 맞춤 정기구독 서비스 필리. (출처: 자사 홈페이지 캡처)

◆ 나에게 맞는 영양제는?

직장 생활 5년차. 하루 종일 컴퓨터 서류 작업과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박정훈(가명, 30대)씨는 어느 날 눈이 침침하고 얼굴이 점점 상해지는 모습을 발견했다. 병원에 정기검진을 다녀서 몸에 특별한 이상은 없지만 하루하루 몸이 늙어가는 느끼는 그는 얼마 전 직장 동료에게 ‘영양제 정기 구독 서비스’를 소개받았다.

‘필리’는 자체 진단을 통해 내 몸에 필요한 영양제를 꼽아주고 약학 박사들의 추천으로 이루어진 영양제를 매달 무료 배송해준다. 정확히 30일분을 배송해주기 때문에 영양제를 사놓고 쌓아두기만 했던 소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꽃 정기구독 서비스 꾸까(출처: 자사 홈페이지 캡처)
꽃 정기구독 서비스 꾸까. (출처: 자사 홈페이지 캡처)

◆ 이제 특별한 날 아닐 때도 꽃을 받자

요즘 SNS에서 회자되는 말이 있다. tvN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가 특별한 날 꽃을 주는 이유에 대해 밝힌 의견이다. 그는 “식물이 꽃을 피운다는 것은 온 힘을 다해야 하는 것”이라며 “졸업식이나 이럴 때 축하하면서 꽃을 주는 것은 ‘네가 그동안 여기 도달하기까지 겪은 수고, 고통, 힘듦에 대해 내가 알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렇듯 ‘꽃’은 받았을 때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꽃을 받고서 ‘기분 나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터이다. 이에 KUKKA(꾸까)는 지난 2014년부터 꽃 정기 구독 서비스를 실시했다. ‘행복을 위한 꽃 습관’을 지향하는 꾸까는 다양한 사이즈의 꽃들을 2주에 한번 그 계절에 피는 예쁜 꽃으로 배송해준다. 노란 박스 안에 드라이플라워가 아닌 생화가 담겨 배송되기 때문에 싱그러운 느낌을 함께 받을 수 있는 이 서비스는 6가지 테마가 있어 원하는 테마를 고를 수도 있다. 첫 배송에 꽃다발과 함께 꽃병도 박스 안에 들어있어 꽃을 보관하기에도 용이하다. 대부분이 “한 달에 두 번 나에게 선물하는 기분”이라며 많은 이들이 구독하고 있다.

양말 정기구독 서비스 미하이삭스(출처: 자사 홈페이지 캡처)
양말 정기구독 서비스 미하이삭스. (출처: 자사 홈페이지 캡처)

◆ 이런 것까지? 양말·속옷·세탁 서비스

다양하게 확대된 정기구독은 이제 생활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월간가슴’은 여성 속옷 정기구독 서비스로 저렴한 가격에 알맞은 사이즈의 속옷을 제공한다. 한 달에 한 벌씩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첫 배송 시 동봉되는 가이드북에 가슴 사이즈 재는 법, 속옷 올바르게 입는 법 등이 소개돼 있다. 특히 매달 이용할수록 정보가 쌓여 더욱 정확한 사이즈와 디자인 등의 맞춤 서비스가 가능해 이용자들의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다.

속옷에 이어 양말도 정기구독이 가능하다. ‘미하이삭스’ 이야기다. 월 1~3켤레의 양말을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 받아볼 수 있다. 남성용과 여성용, 비즈니스·스탠다드·오리지널 등으로 스타일이 나눠져 있다. 특히 미하이삭스는 매달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구독자 수에 맞춰 새롭게 주문형 생산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특별함까지 갖췄다.

맞벌이 부부, 나홀로족에게 불편한 것은 아마 빨래다. 물론 세탁기가 빨래를 다 해주지만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고, 건조대에 너는 것은 사람이 해야 할 일. 그러다보니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빨랫감이 밀리기 일쑤다. 이러한 이들을 위해 ‘세탁 정기구독 서비스’가 있다. 세탁도 일반 물세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탁소에 맡겨야 하는 드라이크리닝이나 수건·침구류·신발 등을 전용으로 세탁해주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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