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강남구갑 더불어민주당 김성곤(왼쪽),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2일 서울 강남에서 각각 출마 출정식을 열고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4.15 총선 강남구갑 더불어민주당 김성곤(왼쪽),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2일 서울 강남에서 각각 출마 출정식을 열고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전통적 보수 텃밭 서울 강남갑

4선 김성곤 vs 탈북민 태구민

부동산 공약에 유권자 표심 출렁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고학력, 고소득층이 몰린 서울 강납갑은 논현1동, 논현2동, 압구정동, 신사동, 역삼1동, 역삼2동, 청담동으로 구성된다. 이곳은 부동산이나 세금 등의 경제 이슈에 민감하다.

그래서 지난 16대 국회 이후부터는 보수 진영이 승기를 잡은 보수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보수의 텃밭이란 공식에 균열이 생긴 건 지난 20대 총선이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전남 여수에서 내리 4선을 한 김성곤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지역 기반이 전무했던 김 의원은 45.3%를 획득하며 당시 새누리당 이종구 전 의원(54.8%)과 불과 7856표 차로 뒤쫓았다. 이 때문에 강남갑도 보수의 텃밭이란 공식이 예전만 못하다는 게 드러났다.

이번 총선에서 재도전을 하는 민주당 김성곤 후보는 인물론을 앞세웠다. 4선을 지낸 정치 관록과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면 탈북민 출신이자 북한 고위층 출신인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는 보수와 자유시장의 가치를 대변하는 인물이란 점을 강점으로 부각했다.

강남갑의 이슈는 단연 부동산 정책이다.

정부 규제로 재건축이 묶인 대단지가 많고,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아파트값이 하락세에 접어드는 등의 이유로 부동산 공약을 놓고 유권자의 표심이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는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감면과 장기 실거주자 종합부동산세 완전 면제 등을 제시했다. 태 후보는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기준 12억원 이상 상향 조정, 장기 보유자 종부세 공제 최대 80% 확대 등을 약속했다.

강남갑이 보수의 텃밭이라고는 하나, 아직은 민심의 흐름을 예단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압구정동에서 10년간 부동산업을 하는 어모(50대, 여)씨는 1일 기자와 만나 “(정부 부동산 정책에) 열 받는다. 해야 할 규제는 전혀 안 하고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라며 “이번에야말로 부동산정책을 제대로 내놓는 인물을 찍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7년째 논현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65, 남)씨는 “현 정부가 마냥 밉다. 내 편, 네 편을 나누는 편 가르기가 너무 심하다”며 “국민을 하나로 화합할 수 있는 사람을 찍겠다”고 했다.

신사동에서 만난 회사원 김모(30대, 남)씨는 “20~30대 젊은층은 여당을 더 선호하는 경향인 것 같다”면서 “아무리 보수세가 강하다고 해도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어떤 인물이 뽑힐지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태구민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서울 강남갑의 18세 이상 5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태 후보가 42.6%를 획득해 김 후보(33.7%)를 8.9%p 차이로 앞질렀다.

당선 가능성은 좀 더 벌어져 태 후보(42.8%)와 김 후보(28%)의 차이는 14.8%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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